[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지난 3월 ‘식중독균 검출’ 
미국 FDA 수입 중단 조치 탓
9월까지 수출액 1380만여달러
지난해 동기대비 11.3% 줄어

7개월 지났지만 원인 못 밝혀
내년까지 수출 재개 안 될 우려
국내 수출업체들 어려움 호소 


팽이버섯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팽이버섯에서 식중독균(리스테리아균)이 검출,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길이 막힌 탓이다. 식중독균 문제가 미국에서 제기(▶본보 3월 20일자 11면 참조)된 지 약 7개월이 지났지만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상태로, 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고 4명이 사망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식중독균 문제가 처음으로 불거졌다. 당시 한국산 팽이버섯과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사)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가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중독균 검출을 이유로 일부 한국산 팽이버섯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수출실적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팽이버섯 수출은 9월 누계 기준 1380만4900달러로, 지난해 동기 1556만1000달러 대비 11.3% 감소했다. 팽이버섯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실적의 감소폭은 훨씬 심각하다. 9월 누계 기준 팽이버섯의 미국 수출금액은 493만8500달러로, 지난해 동기 635만6100달러 대비 22.3%나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팽이버섯의 미국 수출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식품안전현대화법(FSMA)이 발효되면서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했으며, 이에 따라 팽이버섯의 수출 재개를 위해선 식중독균 불검출을 입증해야만 한다.

수출 중단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A업체 대표는 “그동안 수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지난해 7월 미국에서 발효된 식품안전현대화법으로 인해 농산물인 팽이버섯도 식품수준의 안전관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FDA에 수출 재승인을 받기 위해선 식중독균이 안 나온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오염경로가 워낙 다양해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 중단이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팽이버섯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리스테리아균의 경우 자연 환경에 분포하고 있는 미생물로, 국내에선 신선편의식품에만 별도 기준이 설정돼 있다. 가열·조리과정을 거치면 리스테리아균이 사멸되기 때문에 일반 농산물에는 기준치 자체가 없다. 결국 리스테리아균 불검출 관리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팽이버섯에 대해 식품수준의 안전성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버섯 수출통합조직인 케이머쉬는 수출하는 모든 팽이버섯의 안전성 검사를 의무화했으며, 자체적으로 T/F를 구성해 식중독균의 발생원인 조사 및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염대규 케이머쉬 전무는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성 미생물로 재배과정은 물론 유통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전에 검사하는 것 외에 수입업체에서도 안전성 검사를 하도록 했다”며 “최근 문제가 된 팽이버섯 농장에서 청소 및 소독작업을 진행한 결과, 리스테리아균이 불검출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 같은 성과를 다른 팽이버섯 농장에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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