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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강행···‘가축분뇨 처리 대란’ 우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도
암모니아 배출허용기준 적용
축산농가 등 전국 1700여곳
법 위반 따른 가동 중단 위기 

환경부, 의견수렴 없이 진행
비료법 근거 적용대상 아니란
반대 검토의견 조율도 안해  
방지시설비 부담·기한도 촉박

축산업계 “제외해 달라” 촉구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이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환경부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 대상 시설에 가축분뇨 퇴·액비 시설을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시행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암모니아 등의 배출 기준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법이 개정됐지만 환경부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물론 해당 법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축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산업계에서는 이번 개정대로 법이 시행되면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의 법 위반에 따른 행정 처분 및 시설 가동 중단, 축산농가 가축분뇨 처리 불가 등으로 이어져 가축분뇨 처리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주요 내용=환경부는 지난해 5월 2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하고 올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해당 법안은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기존 시설의 암모니아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정됐다.

당초 대기오염물질인 암모니아 배출허용기준 제조시설에는 화학비료 및 질소화합물 제조시설만 포함됐지만 환경부는 이번 개정에서 비료 및 질소화합물 제조시설로 변경하고 유기질비료 제조시설을 별도 분류했다. 이에 따라 대기환경보전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은 이번 개정을 통해 법 적용대상에 포함됐다. 환경부가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을 유기질비료 제조시설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으로 전국 660개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과 축산농가 146곳이 포함된 비료생산업자 1038곳이 법 적용대상에 포함됐고  30ppm 이하로 암모니아를 배출해야 한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대기오염물질배출시설을 설치하려는 자는 시·도지사에게 신고해야 하며 배출허용기준 준수 및 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기한은 12월 31일까지다.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면 1차 개선 명령, 2차 조업 정지 명령, 3차 허가 취소의 처벌을 받는다.

▲축산업계 거세게 반발=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축산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축산업계는 우선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절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규제 대상을 확대 또는 강화할 경우 입법예고에 규제영향분석서를 반드시 첨부해야 하지만 이를 포함하지 않아 행정규제기본법 제7조(규제영향분석)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또 환경부가 축산농가와 농·축협, 부숙유기질비료업체 등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 절차도 밟지 않았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법 개정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자체로부터 법 시행 및 준수 공문을 받았을 때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이 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경부는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체계에 근거해 가축분뇨를 유기질비료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유기질비료인 가축분뇨를 생산하는 유기질비료 제조시설도 법 적용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비료관리법에서는 가축분뇨를 유기질비료가 아닌 부숙유기질비료로 분류한다. 즉, 비료관리법에 근거할 경우 가축분뇨는 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료관리법에 의거해 화학비료만 규제할 것을 골자로 한 개정반대 검토 의견을 회신했지만 환경부가 추가 의견조율 없이 법 개정을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시설비용과 유지비 부담도 걸림돌이다. 일선 축협들에 따르면 일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암모니아 방지시설은 약 10억원에서 20억원의 설치비가 소요된다. 여기에 전기료·약품비 등 운영비가 월 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업체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여기에 지자체의 법 개정 통보시점이 늦어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 남원과 완주는 3월, 임실·장수·익산 5월, 홍성 8월, 용인 9월, 군위 10월 등 지자체별로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업체에 법 개정사항을 통보한 시점이 천차만별이다.

축산업계 현장에서는 법을 이행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을 강행할 경우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의 법 위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조업정지·허가취소 등을 통한 시설 가동 중단, 축산농가 가축분뇨 처리 불가로 이어져 가축분뇨 대란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축산업계는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근거로 하는 통계청 표준산업분류체계는 행정목적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어 법적 효력이 없다“며 ”비료관리법에 의거해 부숙유기질비료를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을 적용한다면 이를 준수하지 못한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은 행정처분을 받게 되고 결국 운영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법 적용대상에서 가축분뇨 퇴·액비 제조시설을 제외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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