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기 사라지고 냄새 없어…생균제가 비결”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청정축산환경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인 대상을 수상한 충남 부여의 한우농가, 김정숙 씨가 한우들에게 볏짚을 주고 있다.

 

100그루 소나무·조경수 빼곡
매일 충분히 생균제 뿌려주고 
음악 들려줘 되새김질 편하게

해마다 4대 질병검사 철저히
암소·송아지 경매시장서 인기
경축순환농업 실천 모범
이웃과 상생가치 실현 앞장


불과 수 십 년 전에는 축산 농가들은 고품질의 축산물만 생산하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0년대의 축산 농가들은 고품질 축산물 생산과 함께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 조성, 철저한 농장 방역, 경축순환농업 등을 함께 실천해야 한다. 이웃 주민들과의 원활한 관계도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이 같은 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충남 부여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김정숙 씨(증산목장)는 철저한 농장 관리와 주민들과의 활발한 교류 등으로 축산 농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 가축 방역 및 위생 철저, 주민·사회에 모범’을 원칙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제2회 청정축산환경대상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을 차지한 것도 김정숙 씨의 노력 덕분이다. 지난달 취재차 찾은 농장에서는 악취를 맡을 수 없었고 파리와 모기 등을 찾기 어려웠다. 농장 안팎에는 소나무 100그루를 비롯한 조경수가 심어져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다. 30년이 넘은 축사가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정숙 씨는 “이런 상을 받으면 농장을 더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다”면서도 “축사를 기본적으로 깨끗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관리하다보니 동네 주민들도 인정해주셨다”고 말했다.

사실 1988년 출발한 증산목장도 처음에는 지금 같은 환경이 아니었다. 김정숙 씨는 “예전에는 시설이 엉망이었다. 2003년 남편과 사별 후 농장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깨끗하게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녀의 하루는 오전 6시 농장 청소로 시작한다. 물통을 비롯한 농장 청소와 함께 육성우·비육우 사료 급여, 교육장 청소를 오전에 진행하고 낮에는 생균제를 퇴비사를 비롯한 농장 전체에 뿌려준다. 소들이 편안하게 되새김질 할 수 있도록 음악도 틀어놓는다. 김정숙 씨는 “소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퇴비사와 축사 등에 생균제를 거의 매일 충분히 뿌려주고 있다”며 “농장에 파리와 모기가 없고 냄새를 저감하는 것이 생균제 효과”라고 설명했다.

질병 관리도 소홀하지 않는다. 김정숙 씨는 “소가 건강해야 씨수소를 배출할 수 있다”며 “브루셀라와 구제역, 결핵 등 4가지 질병 검사를 매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가축방역 시범농장으로 선정되고 2009년 HACCP 인증 농장과 육종농가로 뽑힌 것도 농장 내 위생 및 차단 방역에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여기에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와 사시사철 피는 꽃을 식재해 깨끗한 농장과 우수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경축순환 우수 실천 농장으로 꼽힐 만큼 경축순환농업도 실천 중이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가축분 퇴비를 1만6529㎡의 자가 조사료포에 살포하고 그 곳에서 생산한 수단그라스·옥수수 등의 조사료를 가축에 급여하고 있다. 여기에 육량과 육질·등심단면적 등에 초점을 맞춰 10년 넘게 개량하고 있다. 그 결과, 씨수소 2마리와 후보씨수소 1마리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한우개량사업소에 8마리의 후보씨수소를 보냈다. 김정숙 씨는 “예전에는 발품 팔아가며 좋은 송아지를 구했지만 육종농장에 질병이 터지면 육종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만큼 2012년부터 능력이 떨어지면 도태시키고 능력 좋은 송아지를 더 좋게 개량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철저한 관리 속에 육성되는 송아지와 암소는 경매시장에서 인기다. 지난해에도 송아지(7개월) 7마리를 평균 650만원에 판매했다. 김정숙 씨는 “농가들이 경매시장의 최고가에 더 얹어주겠다며 소를 달라고 한다”며 “개량과 함께 깨끗하게 관리해서 송아지의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자랑했다. 여기에 농장 주변 도로도 깔끔하게 청소하면서 동네 주민들에게 깨끗한 농장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2006년부터 부여 축산인 한마음 대회 후원, 경로당 봉사활동, 불우이웃돕기 등 지역사회의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2009년 선도농가 현장실습장으로 지정돼 그동안 농고생 1200여명, 농대생 300여명, 농업인 900여명 등을 대상으로 축산경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견학 오는 농가들에게 “주변과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내가 농장을 깨끗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김정숙 씨는 “소도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야 건강하다”며 “오래된 축사도 농장주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축산업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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