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귀리·녹두 등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기탁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김두호(오른쪽) 국립농업과학원장이 블랙박스에 밀봉된 채 국제종자저장고로 보내질 토종종자를 들어보고 있다.

강낭콩, 귀리, 녹두, 돌동부 등 우리나라 토종종자 1만 자원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 있는 식물종자 저장시설인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기탁돼 영구 보존된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지구의 기후 대재앙 시에도 식량의 기본재료인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해 인류후손의 식량을 안전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토종자원인 18작물, 1만 자원을 기탁한다고 밝혔다. 이번 토종종자 기탁은 2019년 8월 농촌진흥청과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이 중복보존, 연구협력, 정보연계 등에 관한 협약갱신을 체결함에 따라 성사됐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8년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토종종자 33작물 1만3000여 자원을 기탁한 후 2번째이며, 이번 기탁으로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 중복 보전되는 우리나라 토종자원은 총 44작물, 2만3185자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2차로 기탁되는 토종종자는 농업유전자원센터가 1980년대부터 수집해 증식, 평가한 자원 중 종자물량이 충분히 확보돼 있고, 발아율이 높은 순서로 선정된 18작물, 21종, 1만 자원이다. 18작물에는 메귀리 1자원을 비롯해 귀리 6자원, 콩 4725자원, 돌콩 2114자원, 보리 325자원, 제비콩 1자원, 벼 450자원, 강낭콩 116자원, 완두 16자원, 호밀 2자원, 밀 45자원 등이다. 또한 팥 1012자원, 새팥 411자원, 좀돌팥 443자원, 녹두 168자원, 예팥 23자원, 동부 64자원, 돌동부 78자원 등 1만개 자원이 보존된다.

기탁되는 토종종자는 블랙박스(60×40×28㎝) 18개에 밀봉된 채 15일 농업유전자원센터를 출발해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3차 개방기간인 10월 26~29일 중 입고될 예정이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지구에 대재앙이 닥쳤을 경우를 대비해 식량의 기본재료인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국제기구인 세계작물다양성재단이 설립했다. 수세기 내에 일어날 수 있는 재난과 재해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2006년 3월에 착공해 2008년 2월 26일 개관했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의 스피츠베르겐섬 산속 130m 갱도(영하 4도 항시유지)의 3개 장기저장고에 450만점의 저장이 가능하며, 현재는 약98만종의 종자가 저장돼 있다. 또, 기탁된 종자는 블랙박스 형태로 보관되고, 제공국 허가 없이 열어볼 수 없으며, 정전 시 주변의 영구동토층이 계속 자연냉동을 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

박교선 농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은 “소중한 국가자산이며, 후대에 물려줄 유산인 농업유전자원을 국내외에 분산, 중복 보존해 천재지변 등 만약의 사태로 인한 자원 소실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농업생명산업의 기반 소재로써 활용가치가 높은 유전자원의 안전보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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