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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정감사 | 산림청] “산지 태양광 무분별 허가로 산림 훼손···부실 점검이 산사태 키워”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5일 산림청, 산림조합중앙회 등 산림 분야 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산지 태양광과 산사태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잇따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실시한 산림청 국정감사에서는 예상대로 산지 태양광 발전 설치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 올해 여름 집중호우와 긴 장마에 따른 산사태 피해가 각지에서 발생하면서 산지 태양광과 산사태 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을 짚는 질의들이 잇따랐다. 특히 야당은 산지 태양광 설치와 산사태 발생의 연관성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산사태 정책에 대한 질타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매서웠다.

6월 기준 산지 태양광 시설
1만2923개소·6530ha 달해
사면안전성 검토 없이 설치
올해만 27곳서 산사태 발생

상반기 전수 점검 한 차례 뿐
지자체서 결과 보고만 받아

모듈판 구조안전성 검토 등
법적 강제화 추진도 촉구   


▲산지 태양광 발전=지난해 산림청 국감에 이어 올해도 산지 태양광 발전 설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의 집중 공격이 두드러졌는데, 질의의 핵심은 올 여름 발생한 산사태 피해와 산지 태양광 설치의 연관성이 크다는 것, 산림청이 정권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산지 태양광 설치를 무분별하게 허가해 산림 훼손을 방치했다는 것 등이었다.

이만희 국민의힘(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 계획에 따라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전국에 설치가 완료됐거나 설치 중인 산지 태양광 시설은 1만2923개소, 6530ha 면적으로 여의도의 23배에 달한다”며 “산림청이 적어도 산사태 등 안전 문제와 산림 보존 등의 큰 줄기를 잡아가는 범위에서 산지 태양광을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만희 의원은 이날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영재 경북대 교수(토목공학과)를 향해 “올해 산사태가 무려 6175건이 발생했고, 이중 27곳이 산지 태양광이 설치된 곳이다. 이 비중이 0.44% 정도라서 연관성이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교수님은 산지 태양광 시설이 부실하게 지어졌다고 주장하시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 교수는 “지금 설치된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은 설치 과정에서 사면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옹벽 시설과 배수시설 등을 설치하지 않으면 올 여름 500mm에 달하는 집중호우와 같이 기후변화 위험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산지 태양광 시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며 “사면안전성 검토와 모듈(패널) 자체의 구조안전성 검토를 법적으로 강제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종호 산림청장은 “사면안전성 검토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하는 것이고 산지관리법에는 규정이 없다”며 “사면안전성 부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은 산림청이 지난 2018년 산지 태양광 시설 설치를 제한하기 위해 평균경사도를 25도에서 15도로 낮춰 허가기준을 강화한 것과 관련해서도 “추가적으로 15도에서 10도로 더 낮춰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박종호 청장은 “15도에서 10도로 낮추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은 산림청이 산지 태양광 점검을 부실하게 운영해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의원은 “현행법상 산림청은 산지태양광 발전소에 대해 점검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지금까지 올해 상반기에 단 1번만 전수 점검했고 이마저도 지자체로부터 결과 보고만 받았다”며 “더군다나 지자체가 점검도 하지 않았으면서 지난해까지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그대로 갖다 붙여 산림청에 보고한 건이 발견됐는데, 바로 그곳에서 이번 집중호우 기간에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여당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산림청이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한 산지전용 허가 과정에서 산사태 위험등급을 고려하지 않았다. 산림청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한 산지전용 허가를 내준 것은 총 1만2526건으로, 1등급 산사태 위험지역에 284개, 2등급 산사태 위험지역에 642개가 설치됐다”며 “특히 1등급 위험지 중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취약지역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여부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추궁했다.

올해 산사태 피해 6175건 중
취약지역 지정은 498개 불과
2019년 지정 실태조사 필요지
확대는커녕 이행률 고작 50%


▲산사태 정책=산림청의 산사태 예방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는 질의들도 많았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갑) 의원은 “올해 산사태 피해 건수 6175개 중 실태조사 결과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8.1%(498개)에 불과했다. 산사태 예방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조차도 우려되는 낮은 수치”라며 “2019년도 산림청이 지정한 실태조사 필요 개소 1900개 중 실시 완료된 곳은 956개로 이행률은 50.3%로 파악된다. 적중률 높이기 위해 조사 개소수를 확대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실태조사 필요지역에 대한 조사마저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산사태 취약지구가 2013년 2928개소에서 2019년 2만6238개소로 796%나 증가했음에도 사방댐 설치율은 46.8%에 그치고 있다. 올해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 안성, 경북 포항, 경기 가평 등 산지 아래 마을의 경우 사방댐이 설치되지 않았다. 위험등급 지역과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산사태 위험등급 지정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 의원은 “산사태 취약지역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산림청 판단 하에 취약지역 지정이 필요하다 싶은 곳들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권고를 내리는 등 공조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홍콩의 경우 6만개 이상의 대규모 사면에 대한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있다. 우리도 부처별 시스템 연계성을 높여 산사태, 사면 위험 정보체계를 통합해 산사태 인명 피해를 저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사태 예방사업 예산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만희 의원은 “산사태 취약지역이 2013년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하고, 취약지역 내 산사태 피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사방사업 등 예방사업의 예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특히 사방사업 예산은 2016년 2864억원에서 2020년 1402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짚었다. 박종호 청장은 “내년 예산안에는 관련 예산을 20% 증액했다. 관계 부처와 지속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지적들은

▲“산지 쪼개기 행태 근절”=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림조합장 선거 전후로 자기편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산지를 분할 매매·증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산 쪼개기’ 행위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표 매수행위”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대책을 종합감사 때까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유림 대부계약 특혜”=권성동 국민의힘(강원 강릉) 의원은 “대관령의 한 목장업체가 산림청 소유 국유림을 대부계약하고 있는데, 이 땅에 민간회사가 풍력 발전을 설치하려고 하자 목장업체가 땅 점용을 포기하고 반환하는 조건으로 풍력발전 민간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계약을 했다. 반환하면 끝인 것이지 국가 땅을 마치 자기 것인처럼 ‘봉이 김선달’식 행태다. 대부료도 너무 낮게 책정돼 특혜를 의심할 정도”라며 “해당 업체가 목장으로 사용하지 않고 관광지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을 실태 조사해 관련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무궁화를 나라꽃으로”=홍문표 국민의힘(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법제화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도 아직 추진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산림청의 적극적인 의지 부재를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종호 청장이 “행정안전부에서 사회적 합의 등의 조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답하자, 이개호 농해수위원장(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 “무궁화가 국화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무슨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냐”면서 “산림청이 강력 촉구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보호수 관리, 산림청 일원화”=김영진 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 의원은 “2005년 보호수 관리 업무가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산림청은 보호수 관리에 관한 사업 및 예산은 없는 실정이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하고 전문 관리 인력이 부족한 지자체에서는 지정된 보호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련 업무의 전문성이 있는 산림청으로 일원화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산목재 사용 급감”=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국산목재 사용률(수량기준)이 심각하게 저조하다. 2019년 전체 15개 지자체 중 10개가 10% 미만을 기록했다. 국산목재 사용률은 2017년 61.1%에서 2018년 27.3%, 2019년 7.9%로 급감했다”며 “3년 전 국감에서 똑같은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도리어 국산재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개선의지가 부족한 탓”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유림 조성 부진”=윤재갑 더불어민주당(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은 “산불 방지와 병해충 예방을 위해 필요한 국유림 비율이 당초 확보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8년까지 매년 1만5000ha의 국유림을 늘려야 하는데 최근 4년간 연평균 58% 수준에 그친 데다 관련 예산도 줄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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