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사 국감서 날선 지적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일부업체에 몰아주기 의혹도
철저한 조사·재발 방지 촉구
선제적 수급관리 주문도


정부 수매비축사업이 국감 도마 위에 올랐다. 비축 관리 부실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추가 유통되는가 하면, 비축 물량 판매도 선착순 팩스 접수 방식으로 시대에 뒤떨어지는데다 일부업체 배추 몰아주기도 의심된다는 지적.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가 12일 진행한 국정감사에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수매비축 사업을 놓고 날선 지적이 이어졌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aT가 비축 배추를 방출하면서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물량이 포함돼 비축 농산물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상품성 하락으로 대금을 환불받은 배추 물량은 2018년 207톤, 2019년 280톤, 2020년 9월기준 140톤에 달한다. 그는 “aT 내부 지침에는 비축 농산물 품질저하를 막기 위해 매월 1회 이상 정밀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배추 부실관리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비축 배추 판매 업체를 팩스 접수 순서로 정하면서, 특정 업체가 물량을 중복해서 받아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서삼석 의원은 “aT가 재고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팩스로 접수를 받는 것은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며 “일부업체에 염가 배추를 몰아 주기한 의혹도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도 비축 배추 상품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짓무른 배추를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aT는 겉면을 제거하면 괜찮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속이 썩은 배추도 발견됐다”며 “또 이러한 수준의 배추를 보관한계일보다 최대 98일 더 보관하다, 판매가 안되니 kg당 1원이라는 가격에 김치 공장에 넘겼다. 공사가 헐값에 넘긴 배추로 만든 김치는 시중에서 6000~7000원에 판매 된다”며 제도적 보완책을 주문했다. 

최근까지 배추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가격안정을 위한 선제적 수급관리 주문도 이어졌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수급조절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할 때 ‘경계’ 단계에서 수급관리를 위한 대책이 정확히 발동돼야 한다”며 “올해 배추 가격을 보면 수급 예측은 잘 했지만 대응책이 미흡했다. ‘경계’ 단계에서 대응하는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철현(전남 여수시갑) 의원도 “수매비축을 통해 식량 수급관리를 하는 게 aT의 존재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공사가 여러 역할을 했지만, 결론적으론 공사가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비난을 벗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축 배추 판매 방식 개선과 관련 이병호 aT 사장은 “기존 선착순 접수에서 일정기간을 두고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배분하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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