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전북 김제 평야에서 한 손해평가사가 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윤석열 씨의 쓰러진 벼에 대한 수확량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손해평가사 현장조사 한창
쭉정이까지 그대로 무게 달아
농가 문제 제기…개선 촉구


올해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 규모가 심각한 가운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들이 벼 수확량조사 등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농민들에 따르면 벼 수확철을 맞은 요즘 농촌 평야지에서는 지난여름 긴 장마와 태풍으로 도복된 벼 현장을 손해평가사들이 벼 수확량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손해평가사들은 표준구간별 중량조사와 함수율 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북 김제시 서정동 윤석열(64)씨 논에서는 8∼9월 연이은 태풍으로 쓰러진 벼 7929㎡(2400평·2필지)에 대한 수확량 조사가 이뤄졌다.

손해평가사는 이날 7929㎡의 논 8곳에서 1곳당 4포기씩 모두 32포기를 낫으로 벴다. 이후 미니 홀테를 이용해 벼를 훑어 1곳(4포기씩)당 모두 8군데 용기에 낟알을 담아, 무게를 합산했다. 그리고 함수율(수분)을 계산하는데  훑은 낟알을 가지고 3번 측정, 표준 함수율을 구했다. 이후 32포기와 벼 총 중량과 줄 간격 등을 통해 전체 벼 포기 수를 계산했다.

손해평가사는 벼 낟알 총 중량과 표준 함수율, 벼 전체 포기 수 등을 작물조사 앱에 입력, 벼 총 수확량을 산출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윤석열 씨의 7929㎡(2403평)에 대한 벼 수확량 조사를 통해 나타난 피해율은 51%로 최종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같은 벼 수확량조사에 농민들은 문제점을 지적한다. 우선 홀테를 이용한 벼를 훑으면 쭉정이가 나오는데 이 쭉정이를 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무게를 달아, 수확량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이런 쭉정이는 알맹이가 없거나 아니면 싸래기로 이는 식용으로는 힘들고 사료 만드는 데나 쓸 수 있다”라며 “RPC에서는 도복된 벼는 산물벼로 매입하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음은 물론 이에 따른 건조비용이 발생하고 미질 저하에 따른 제 가격을 받지 못해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손해보험회사 측에서는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자부담분이라는 명목 하에 20%를 제외하고 지급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윤석열 씨는 “올해 모두 5필지의 쓰러진 벼에서 평균 40% 정도의 피해율이 집계돼 자부담분 20%를 제외하면 실제 받을 보험금은 20%로 보험에 대한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최근 한농연전북도연합회(회장 성태근)는 농협중앙회전북지역본부를 방문해 벼 농작물재해보험의 수확량조사와 보험금 지급액 등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을 촉구했다.

김제·전주=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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