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지난 9월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이 세계김치연구소를 방문했다. 이날 연구소 관계자들은 통합 관련 TF 회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기부와 NST가 기획평가위원회를 열고 통합 논의를 진행한 것을 비판했다.

과기부·NST에 촉구
“독립적 부설 연구기관 유지해
기능 안정·자립화 최선 다해야” 

김치연구소 “단체투쟁 준비”

세계김치연구소 통합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이하 한식연) 부설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를 본원 한식연으로 통폐합하는 논의가 이어지던 중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반대에 나선 것이다.

광주김치타운에 있는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0년 설립됐다. 그러나 주관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기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가 지난해 11월 연구소 운영 효율화를 위한 TF를 가동하면서 본원인 한식연과의 통합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광주시의회는 정부에 연구소 존치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최근 과기부와 NST가 검토 중인 세계김치연구소와 한식연 통합 논의에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김치연구소 최초 공모 당시 계획대로 독립적인 부설 연구기관으로 유지해 기능 안정화와 자립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세계김치연구소를 광주시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해온 과기부와 NST는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독립연구소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확대 발전할 수 있도록 중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광주시도 세계김치연구소 통합 논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과기부와 NST 등 관련 기관에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달 22일 간부회의에서 “김치타운 인근에 부지를 매입하고 김치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세계김치연구소 흡수 통합이 검토되고 있어 우리 시와의 연계효과가 현격히 약화될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지자체 반발로 통합 추진에 제동이 걸리자 과기부와 NST는 이사회 안건 상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11일 NST는 기획평가위원회에서 세계김치연구소 통합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어 9월 28일 이사회에서 세계김치연구소 통합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안건 상정을 미룬 것.

세계김치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광주시·시의회가 김치연구소 통합 반대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NST가 이사회에 통합 안건 상정을 미뤘다”면서도 “하지만 언제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통합이 진행될 수 있기에 7월부터 9월까지 해온 1인 시위를 중단하고 단체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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