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올해 총 발생 건수 전년비 140%↑
동절기 국내 유입 가능성 높아
베트남서 지속 발생 ‘H5N1형’
신종 바이러스 등 대응 시급

검역본부 ‘철새 도래 경보’ 발령

올해 세계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로, 방역당국에선 이번 동절기에는 최근 유럽과 러시아에서 급증한 H5N8형과, 아시아에서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H5N6형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국내외 고병원성 AI 발생 동향과 야생조류 상시예찰,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수집한 AI 바이러스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세계적인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562건(9월 22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가량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급격하게 늘었고, 중국·몽골·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선 H5N6형이 유행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 동절기에는 국내에도 야생조류 등을 통해 H5N8형과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검역본부는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H5N1형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위험성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H5N8형과 H5N6형, H5N1형은 과거 국내 유입돼 큰 피해를 입혔던 바이러스로, H5N8형과 H5N6형이 각각 두 번, H5N1형이 네 번 발생했다. 또한 대만에서 꾸준하게 발생 중인 H5N2 및 H5N5형과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확인되는 변종 H7형(H7N2, H7N3) 등 그동안 국내 발생이 없었던 신종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도 염두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게 검역본부 측의 설명이다.

이광녕 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 연구관은 “H7형은 중국에서 백신이 성공적으로 작동해 발생이 줄었지만 변종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며, “또 대만에서 독특하게 H5N2와 H5N5형이 계속 발생하는데, 상대적으로 유입 가능성은 낮지만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유입 가능한 유형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광녕 연구관은 이어 “현장에서 고병원성 AI에 대한 병원성과 증식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과 조기 신고, 예찰 검사 업무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검역본부는 주변국의 AI 발생에 이어 최근에는 겨울 철새의 국내 도래를 확인하면서 가금 농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AI에 대한 차단방역을 강화하도록 하는 ‘철새 도래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가금 농가에는 철새 도래지 출입 자제, 축사 그물망 정비 등 농장 방역을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고, 지자체에는 철새 도래지 차단 방역과 철새 도래지 입구 현수막 설치를 비롯한 홍보를 강화하도록 했다.

검역본부는 아울러 10월 1일부터 내년 2월까지를 ‘AI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했으며, 이 기간 동안 △24시간 비상연락망 구축 △국경검역 강화 △철새 도래지 및 인근 농가 방역실태 지도·점검 등의 방역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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