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정운천 의원, 관련 자료 공개
정규직 2023명 중 839명
“농협 직원을 위한 농협 우려”


농협중앙회의 정규직 직원 중 30%가 연봉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정체된 농가소득과 코로나19·태풍 피해 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농민들의 현실과 크게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9월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국민의힘(비례)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정규직 전체 인원 2023명의 29.4%에 해당하는 839명이 연봉 1억원 이상이며, 총 인건비 중 36.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의 억대 연봉자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 381명, 2016년 401명, 2017년 553명, 2018년 677명, 2019년 773명으로 최근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직원 대비 2015년 11%에서 2019년 29.4%로 고액연봉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억대 연봉 직원들의 직급별 현황을 보면 M급 112명, 3급 448명, 4급 213명으로 파악됐다. 

성과급 지급도 최근 5년간 계속 늘어나 1인당 지급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15억원, 2016년 104억원, 2017년 148억원, 2018년 268억원, 2019년 214억원으로 2015년 1인당 지급액 40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기준 800만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와 태풍 등으로 농촌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성과급은 물론 창립일을 기념해 52억원을 별도로 지급한 것으로 나와 ‘성과급 돈잔치’ 비판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1990년 농가소득(1102만원)과 도시근로자가구소득(1134만원)이 비슷했지만 2019년 농가소득(4118만원)은 도시근로자가구소득(6615만원)의 62.3%에 불과한 상황이고, 농업소득은 수십년째 1000만원대 초반을 맴돌고 있다. 또 농가부채는 지난해 기준 3572만원으로, 농촌경제는 암울한 지표들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운천 의원은 “농협의 존립 목적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지만 현재 농협은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닌 ‘농협 직원들을 위한 농협’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농협이 신의 직장이라고 비판을 들을 정도로 억대 연봉자의 급속한 증가와 성과급 잔치 등은 농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농협의 설립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향후 농협은 그 존립 목적에 맞게 임직원이 아닌 농민들의 농가소득을 제고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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