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배춧값 급등하자 일부 유통인
비규격망 담긴 배추 출하 
가락시장서 확인 결과 발견 


배춧값이 높은 틈을 타 비규격 포장망에 담긴 배추가 유통돼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포장망의 실제 크기가 겉면에 표시된 크기보다 작은 것이 제작돼 사용된 것이다.

최근 충북 괴산에 있는 한 김치제조 업체는 가락시장 중도매인으로부터 받은 김치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평소 쓰던 배추보다 크기가 작아진 것 같은데 배추 포장망 사이즈는 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보통 배추 포장망은 크기에 따라 48망·50망·52망 등으로 불리는데, 가로길이가 48cm·50cm·52cm임을 뜻한다. 하지만 이 김치제조 업체 대표가 직접 치수를 재보니 포장망 겉면에 표기된 치수보다 작았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유통된 배추망을 수거해 확인한 결과, 표기된 사이즈와 일치하지 않는 포장망이 발견됐다.

이 업체 대표는 “52망 배추를 샀는데 실제 포장망은 48망도 안 되는 것이었다”며 “가뜩이나 배춧값이 비싼 마당에 이런 포장망에 담아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포장업체에 구매자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52망 사이즈를 줄여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대답했다”며 “겉면에 표시된 크기와 실제 크기가 다른 비규격망을 만들어 주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런 업체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비망으로 불리는 비규격 포장망은 과거 가락시장에서 유통된 적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선 단속을 통해 비망 배추는 반입이 안 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날씨 영향으로 배추 작황이 안 좋은데다 배춧값이 급등하자, 비망에 담긴 배추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비규격망은 단속을 통해 시장 내 반입이 안 되도록 하는데 최근 배춧값이 올라 비망 배추가 유통된 것 같다”며 “비망 유통에 대한 조치와 함께 등급표준화 검사 등으로 문제점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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