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좋아도 농가는 적자 허덕’ 답답함 더해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산지와 농가에 최대 대목이 돼야 할 올 추석, 산지에선 원성만 높았다. 

농산물 최대 소비 성수기인 추석 대목, 홍로사과·포도·배추·무 등 주요 작목 산지에서 만난 농가<본보 9월 18일자 1면, 22일자 5면, 25일자 1면 참조>들은 추석을 맞는 기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가격이 좋아도 농가들은 왜 적자에 허덕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답함만이 주변을 맴돌았다. 

추석 대목 주요 작목 시세는 대체로 양호했다. 봄철 저온 현상에서부터 이례적인 긴 장마와 집중호우, 연이은 세 번의 태풍까지 추석을 앞두고 쉴 틈 없이 찾아온 이상기후 여파가 최악의 작황으로 연결돼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 다만 산지에선 코로나19 여파 등 소비 침체로 생산량이 급감한 것 치고는 그렇게 높은 시세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물량이 너무 적어 양호한 가격대에도 오히려 수취가는 줄었다고 전했다. 

농가들은 특히 ‘왜 올 추석 농산물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분석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리려는 데’만 혈안이었던 언론 보도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 속에는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해주지 못하는 농정당국에 대한 서운함도 배어 나왔다. 

산지에선 ‘농산물 출하 정보’ 등 산지를 향하는 정보 부족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9월 초 이후 추석 대목 농산물 출하나 유통 동향에 대한 정보가 사실상 부재했다는 것.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가격 비교’ 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격 정보는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반면 제대로 된 출하정보는 없어 깜깜이 속에 물량을 내보내야 했다. 

추석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서리가 오기 전에 수확을 해야 할 과일의 경우 작기가 밀려 추석 이후 가을철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배추·무 현장에서도 현재 생육 초기 단계고 전국에서 물량이 나오는 김장철 수급 걱정을 성급히 하는 것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산지에선 이 말이 점점 더 희미한 옛말이 돼 가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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