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코로나19 따른 택배 증가로
드라이아이스 사용량 많아져
농업용 CO2 공급단가 오르고
웃돈 주고도 못 구하는 상황


파프리카 생산에 필요한 CO2(이산화탄소) 공급이 부족해 겨울 작기 생산 차질은 물론 수출에도 빨간 불이 켜질까 우려되고 있다.

CO2는 햇빛, 물, 영양분과 함께 파프리카가 광합성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파프리카 농가들에 따르면 현재 온실에 공급되는 CO2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파프리카 농가와 CO2 공급 업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택배물량 증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과거에는 택배업체들이 냉동팩을 사용했는데 최근 환경문제로 냉동팩 대신 드라이아이스로 전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CO2 성분인 드라이아이스 사용이 늘면서 농업 분야에 CO2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CO2 공급업체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CO2를 구입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농업용 CO2 공급단가는 과거 kg당 230원에서 8월 1일부터 250원까지 올랐다. 10월 1일부터는 kg당 30원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럴 경우 파프리카 생산 농민들의 생산비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5000평의 유리온실에서 평균 10일에 5톤 정도의 CO2를 사용하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10일에 25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산술적으로 한 달에 100만원의 생산비가 오르는 것.

경남 진주에서 CO2를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CO2 생산량이 부족한 데다 택배업체들 수요량이 늘면서 농업용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생산원가 상승보다 더 큰 문제는 생산량 차질에 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 파프리카 착과 시기인 지역은 CO2 공급 부족으로 파프리카가 제대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민들은 CO2가 부족하면 많게는 50%까지 생산량이 줄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큰 상황이다. 생산량 부족은 파프리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겨울 작기부터 중국 수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 상황이 지속되면 수출물량이 생산될지가 미지수다.

충북 진천의 한 농가는 “지금 웃돈을 주고도 CO2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확량이 부족해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품질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동규 농업회사법인 코파 회장은 “CO2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올해 농사 자체가 힘들 것 같다”며 “중국 수출이 시작돼 기대가 컸는데 지금으로선 중국 수출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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