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수급 불균형 상황 계속되는데
정부, 코로나 관련 무대책 일관”


낙농진흥회가 최근 원유 생산량 감축에 낙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한 가운데 낙농가들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잉여유 처리 대책부터 우선 수립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낙농진흥회(회장 이창범)가 14일 낙농가들에게 발송한 안내문에 따르면 올해 국내 원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유제품 소비는 둔화돼 올해 초부터 수급 불균형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원유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잉여원유량이 원유수급조절사업 예산(150억원) 범위를 초과해 원유대금 지급불능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또 대형 유업체 보다 중소형 유업체의 경영난이 더 심각해 중소형 유업체와의 계약 비중이 높은 낙농진흥회는 2021년도 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올해 수준의 계약량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낙농진흥회의 올해 원유 생산량은 49만6000톤(9월 이후 생산량은 추정치)으로 48만7000톤이었던 지난해 보다 1.8% 증가했다. 반면 2021년 유업체 신청량은 올해 보다 9.3% 줄어든 41만9000톤으로 확인됐다. 이창범 회장은 “원유수급 불안정에 대핸 대책이 적정한 시기에 시작되고 마쳐야 생산 감축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낙농진흥회의 감축 대책이 실효성을 찾을 수 있도록 낙농가들이 생산량 감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정부가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원유생산 감축만 내건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낙농육우협회가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원유수급 상황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학교우유 공급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촉발됐다. 결국 낙농업계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관련 대책 방안 마련을 건의했지만 농식품부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호 회장은 “정부가 대책 마련 없이 낙농진흥회가 선도적으로 원유생산 감축에 나선다면 전국 집유주체(낙농가)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무대책으로 일관하면서 정부와 낙농진흥회가 나서서 원유생산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낙농진흥회는 농식품부와 적극 협의해 원유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 달라”며 “향후 정부의 행태에 따라 대국회활동 등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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