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과 시설 피해는 물론 코로나19 장기화에 의한 농·식품 소비 둔화 등으로 농업·농촌이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 수해를 당한 농민들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어도 보상금액이 턱없이 낮아 재기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전북을 비롯한 경남, 제주 등 전국의 농민단체들이 집단 행동으로 농업예산 확보와 식량 및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촉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농민단체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WTO에서 세계적인 식량부족 발생을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1.7%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식량안보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정부의 농업예산 비중이 처음으로 3%대가 무너졌다. 또한 코로나19에 대비하는 한국판 뉴딜에 160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농업분야는 빠져 있다. 이런 정부정책 기조 속에서 현장 농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부 스스로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주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농민들은 식량주권 실현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국가책임 농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농민기본법 제정, 농민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농산물 공정가격 실현, 무분별한 농산물수입 중단과 곡물자급률 설정, 농지 투기화 방지, 농민수당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생명산업인 농업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민의 안정적 식량 확보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지속하는 국가책임 농정으로의 대전환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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