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 재배농가 '울상'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전북 김제 논 콩 주산지에서 잎이 누렇게 변해 콩이 말라죽는 황화현상이 확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콩잎이 누렇게 변색된 김제 임선구 씨 농가의 논 콩.

콩 뿌리 썩고 잎 누렇게 변색
속 비어 콩깍지만 남게 돼
서리태는 꼬투리 형성도 늦어


7~8월 잦은 비와 습해로 논 콩에서 황화현상이 확산되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논 콩 주산지로 급부상한 전북 김제 논 콩 재배농민들은 9월 17일 “올 여름 지속된 비와 집중호우, 태풍 등 심각한 기후변화로 콩 뿌리가 썩고 잎이 누렇게 변색되는 황화현상으로 고사되는 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농민들은 “계속되는 강우로 콩이 햇빛을 보지 못해 엽록소를 형성하지 못하고 잎이 누렇게 변해, 말라죽게 되는데 벼의 쭉정이와 비슷한 속이 텅 빈 콩깍지만 남게 될 심각한 상황으로 이런 황화현상이 논 콩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황화현상에 뿌리썩음병과 들불병, 불마름병 등 예년에 보지 못한 병해가 심해 올해 콩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30% 정도 감소될 것으로 이 지역 농민들은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농민들은 “논 콩 침·관수 피해로 콩이 뿌리 활착을 제대로 내리지 못해 대부분 생장이 멈추고 작황도 좋지 않아 요즈음 영양제와 살충제 등을 긴급 살포하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민들은 “서리태의 경우 추석 전에 꼬투리가 형성돼야 하는데 지금도 꽃이 피고 있어 이런 콩은 콩으로서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콩이다”라며 “태풍으로 벼 도복 피해가 워낙 커 상대적으로 콩이 벼에 밀렸다면서 병든 콩에, 콩 도복 피해를 무시할 수 없다” 주장했다. 이어 “콩의 경우 꼬투리가 맺혔을 때 바닥을 기준으로 40도 이하로 넘어졌을 때만 콩 도복으로 인정하는 애매한 점 때문에 그렇지 사실은 콩 도복 피해가 보기보다 심하다”는 것.

김제 진봉면 임선구 씨는 “올해 25필지(1필지 1200평)의 논에 콩을 심었는데 황화현상이 심해 잎이 누렇게 변색되고 떨어져 콩이 말라죽어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으로 4필지는 아예 수확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전체 70% 정도에서 피해가 발생, 한해 콩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주환 죽산콩영농법인 사무장은 “올해 잦은 비와 집중호우, 태풍 등 기후변화 심화로 각종 병해에 영양제와 농약 살포 등 콩 재배 농가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서 "당장 콩 수확량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예년보다 상당 부분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제=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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