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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간장·김치 식품표시를 둘러싼 논란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대다수 사람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범주를 벗어났을 때 우린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대표 전통식품인 간장과 김치에 대한 식품 표시를 두고 상식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혼합간장에 사용된 산분해간장 사용 비율을 제품 앞면에도 표시하도록 행정예고했다. 이에 대해 산분해간장을 제조하는 간장 업계는 이미 제품 뒷면에 표시한 비율을 왜 앞에 또 표시해야 하느냐며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반면 전통식품업계는 산분해간장이 문제가 없으면 왜 같은 내용을 앞면에 표시하는 것을 꺼리느냐며 원재료와 제조 방식을 더 명확히 알려주는 건 당연한 상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식약처장이 참석한 중소기업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됐다. 한국장류협동조합은 “산분해간장 비율을 앞면에 표시하는 건 오히려 용어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며 제품 이미지 추락으로 인해 다수의 중소간장업체가 경영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짜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하는 건 ‘모호한 표시’다. 시중에 유통되는 간장에는 ‘100% 전통’, ‘어머니의 손맛’, ‘자연방식 그대로’, ‘원조 OO’ 등의 표현이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원재료와 제조 방식을 소비자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게 상식이다. 단순히 용어 자체가 부정적인 인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슬며시 표시를 감추는 건 자칫 업계 이권을 지키는 것으로만 비칠 수 있다.

비슷한 식품 표시 논란이 김치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 6월 김치류에 열량, 나트륨, 탄수화물 등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행정예고하면서부터다. 김치 업계는 식품표시 정책이 김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반 식품과 달리 발효식품인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트륨 함량이 변하기 때문에 성분 함량 범위를 설정하는 등 별도의 식품 표시를 적용하는 게 상식이라고 본다.

실제 김치 주원료인 배추는 계절과 산지에 따라 함유된 성분 함량이 다르고, 또 절임 과정에서 부위에 따라서 염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분 함량을 일정하게 표시하는 게 어렵다. 같은 김치 제품이라도 제조 일자에 따라 나트륨 함량이 최대 45.6% 차이가 난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식품 표시는 식품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원재료, 제조 방식 등의 표시는 명확히 해야 하지만, 식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표시 정책은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상식적인 범주 안에서 식품 표시를 해야 이 같은 식품 표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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