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지역 농축협 예수금·여유자금
농협 상호금융이 자금 운용
매년 발생 수익 약 1조5000억 
연말 지역 농축협에 지급해와

조합당 평균 연간 13억 넘는데
수입으로 잡고 환원에 소극적
기상재해로 고통 받는 농민들
농업경영 자금 지원 확대 절실


지역 농축협이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예치를 통해 지급받는 수익을 기상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 조합원에게 적극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함께 장마·태풍 등 기상재해로 각종 악재가 겹쳐 농가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농협중앙회 또한 상호금융 수익이 농가의 영농비 지원에 적극 활용되도록 방침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협 상호금융은 농협중앙회와 전국 1118개 지역 농축협이 협력하는 사업으로, 농축협 예수금은 350조원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상호금융 규정에 따라 농축협은 예수금의 10%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에 상환준비예치금으로 의무예치하며, 대출금을 초과한 여유자금도 1년 만기 정기예치하고 있다. 농축협의 대출 총액은 270조원으로 예수금에서 여유자금 80조원이 정기예치금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농협 상호금융은 적립금과 지역농축협의 예치금을 포함해 약 10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또 상호금융 운용을 통해 지난 수년 동안 매년 1조5000억원 수준의 수익(이자와 투자수익)을 지역 농축협에 지급해 왔다. 전국 농축협 1118개를 감안하면 조합당 평균 연간 13억4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올해는 농협중앙회가 상호금융 이자 일부금액을 예년보다 앞당겨 지급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관계자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합의 신용수익 하락,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농가경제 악화 등을 감안해 지난 8월말 총 3000억원을 전국 농축협에 1차 지급했다”며 “올해도 이자와 운용 수익으로 1조6000억원 가량이 정산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예수금의 여유자금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았던 지역 농축협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농축협 대다수가 상호금융 예치로 지급받은 자금을 수입항목으로 잡고 조합원에 대한 환원은 소극적이라는 지적. 특히 농민들은 농협중앙회가 올해와 같은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상호금융 수익을 조합원 농업경영에 적극 환원하는 방침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박창욱 한농연경북도연합회장은 “올 봄 냉해와 54일간 지속된 장마, 태풍 등 연이은 기상재해로 농민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따라서 농협은 상호금융 예치로 얻은 수익을 결산수입으로 잡기보다는 농민조합원에게 환원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농협중앙회가 농촌현실을 감안해 상호금융 수익을 조합원의 농업경영 지원이라는 목적으로 명시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용석 한농연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일선현장의 이 같은 현실을 종합해 “농협 신용사업이 다소 주춤하지만 상호금융 운용실적이 악화되지 않았고, 농협 경제사업은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민들이 코로나와 태풍 등 기상재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상호금융 수익이 조합원에게 환원되도록 방침을 세우고, 특히 도시조합이 농촌지역을 위한 상생자금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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