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고사리 마름병 방제제로서 유기농업자재 공시로 등록된 제품 ‘노고지리’.

2년 연구 끝 개발 성공
2000배 희석액 처리
60% 이상 방제가 나타내

2014년부터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고사리 재배농가에서 신규 마름병이 발생했다. 그러나 신규 병해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방제법도 알아내기 힘들었다. 결국 2014년 대비 2017년 고사리 생산량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만큼 피해가 가중되고 있었던 것. 최근 고사리 신규 마름병의 병원균을 규명하고, 친환경 미생물 제제까지 개발한 성공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2018년부터 2년간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고사리 신규 마름병의 병원균 규명 및 친환경 방제제 개발’을 지원한 결과, 고사리 신규 병해 원인을 찾은 가운데 친환경 생물학적 방제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사리 마름병은 2014년 우리나라 고사리 주산지인 경남 남해군 창선면 고사리 재배농가에서 발병하기 시작했다. 고사리 신규 마름병은 기온이 20~25℃ 정도인 초여름부터 발생, 잎끝에서부터 낙엽이 지듯 전체가 누렇게 변하면서 줄기까지 말라 검게 고사하는 증상이어서 생산에 큰 피해를 입혔는데, 2014년 167톤이었던 생산량이 2017년에 84톤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생산량이 줄면서, 생산액도 88억5100만원에서 31억4200만원까지 줄었다.

문제는 당시 고사리 마름병은 새로운 병해였던 만큼 원인과 방제법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고사리농가는 고사리 마름병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연구를 주관한 ㈜제일그린산업 연구팀은 “고사리 신규 마름병의 병원균을 규명하기 위해 병든 조직의 병원균을 분리·동정해 분석한 결과, 마름병은 병원균이 ‘Didymella sp.’인 신규 병이라는 것을 밝혀냈다”며 “뿌리 주변 토양과 식물조직으로부터 길항 미생물(원인균의 증식을 억제시켜 병해를 방지하는데 이용하는 미생물) 650여개 균주 중에서 해당 병원균에 가장 효과가 좋은 길항 미생물 1종을 찾았다”고 언급했다. 이 1종을 배양해 친환경 미생물 제제를 개발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미생물을 이용, 2000배 희석액을 생육기중에 5~10일 간격으로 처리했을 때 60% 이상의 방제가를 나타냈고, 독성시험에서도 인축과 환경에 무해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미생물 제제는 유기농업자재 공시등록(제품명 노고지리)됐으며, 오이, 배추, 들깨, 상추 등 다양한 식물 생육 촉진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더했다.

앞으로 고사리 마름병 피해가 심한 남해의 고사리 농가를 중심으로 방제 방법을 교육하는 가운데 전국 고사리 농가에 유기농업자재 ‘노고지리’(공시-2-4-153)의 마름병 방제 효과를 알리고 방제기술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오병석 농기평 원장은 “향후 고사리 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에도 길항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제를 적용한다면 농산물 안전성 확보 및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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