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단순 비교 뒤 ‘서민 물가 비상’
자극적 표현에 소비 심리 위축


배추 가격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배추업계가 요구하고 있다. 

가락시장 도매법인 대아청과에 따르면 최근 일간지와 방송 등 언론에서 배추 가격 상승에 대한 자극적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 가격이 낮았던 전년이나 전월과의 단순 비교를 한 뒤 서민물가 비상이라는 표현으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지적. 배추 가격에 대한 좀 더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올해 배추 산지 상황은 최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평년 3.3㎡에 9포기가 생산됐다면 올해엔 6포기가 채 되지 않는다. 2018년 1망(3포기)에 6490원이었던 생산원가는 올해엔 1만1129원까지 상승했다. 생산량 감소와 약제 사용량 증가, 토지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이 생산원가를 올려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다수 물량이 생산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아청과 분석에 따르면 이달 1~8일 배추 평균거래 가격은 1망(10kg)에 1만4173원이었고, 같은 시기 생산원가 이하로 판매된 물량도 전체 비중의 35%인 990톤에 이른다. 배추 10망 중 3.5망은 원가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 

특히 배추 3포기는 4인 가족이 약 1개월 소비하는 양으로 이 가격이 커피 4잔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가락시장 반입 배추의 58%는 납품 및 요식업소, 20%는 김치공장에서 소비돼 가정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배추를 장바구니 물가의 대표 품목으로 구분하기보단 간접 소비품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행서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현재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소비가 되지 않는 가운데 배추 가격에 대한 자극적인 기사가 난무해 소비 심리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며 “올해엔 배추 생산원가가 급상승해 산지 어려움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고 팀장은 “워낙 물량이 없어 최근 배추 가격이 비교적 높은 시세지만 그래도 4인 가족이 한 달 먹을 수 있는 배추 가격이 커피 4잔 값도 안 된다”며 “특히 배추는 가정 소비가 많지 않아 배추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장바구니 물가가 큰일이 벌어지는 것처럼 호도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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