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전국사회부]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사과재배단지에서 김종원 한농연밀양시연합회 회장<사진 왼쪽>이 마을동료와 함께 출하를 앞두고서 태풍에 낙과피해를 입은 ‘홍로’ 사과를 들고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추석 겨냥한 과수·벼 등
낙과에 도복피해 심각
“피해복구 겨를도 없이…”
잇따른 태풍에 농가 발동동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기상청 예상경로보다 서쪽으로 치우쳐 울산으로 상륙해 내륙을 따라 북상하면서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농어촌 곳곳에 재차 피해를 입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농작물 총 피해면적은 낙과, 도복, 침수 등 4520ha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울산 1132ha, 제주 767ha, 전북 761ha, 경남 714ha, 강원 507ha, 경북 405ha 등이다.

지난 7일 오전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당초 예보됐던 이동 경로를 벗어난 이후 경주와 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인접한 시·군을 4시간 가까이 관통해 지나가면서 경북지역의 농업분야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도는 이번 태풍으로 10일 경주시 천북면 354㎜, 청도군 운문면 279㎜, 포항시 죽장면268.5㎜ 등 태풍 경보가 발효됐던 도내 23개 시군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것으로 집계됐으며, 강풍 및 호우로 인한 낙과, 도복, 침수 등의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울진군에서는 트랙터를 타로 다리를 건너던 60대 농민이 불어난 하천급류에 힙 쓸려 실종되는 인명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 현재 사과 낙과 139ha, 배 낙과 2ha, 벼 도복 280ha를 비롯해 벼 39ha, 배추 11ha, 고추 14ha, 수박 2ha, 멜론1.8ha, 기타5.3ha 등 73ha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지역에는 사과 낙과 413ha, 배 낙과 58ha, 벼 도복 215ha, 사과나무 도복 5ha, 벼 침수 16ha, 비닐하우스 파손 2ha, 참다래 낙엽피해 21ha, 농경지 유실·매몰 3ha 등 747ha의 농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산분야에서는 어선 2척이 전복되는 피해가 접수됐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도 잇단 두 차례 태풍으로 인해 배 낙과 557ha, 사과 낙과 21ha, 단감 낙엽 341ha의 농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태풍 진행방향에 가까웠고 지형적 영향으로 비바람과 돌풍이 거셌던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사과단지가 사과 낙과 400ha, 사과나무 도복 5ha로 가장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이곳은 불과 나흘 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사과 낙과 170ha, 사과나무 도복 2ha의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더 많은 비바람을 안고서 또다시 강타해 낙과피해가 더욱 급증했고, 사과나무가 무더기로 쓰러지는 과수원도 늘어났다.

더구나 밀양얼음골사과단지는 지난해 9월 태풍 ‘타파’로 사과 낙과 252ha와 사과나무 도복 50ha의 피해를 입은데 이어 올해 9월 두 차례나 태풍피해를 입어 농민 피해가 누적됐다.

이곳 밀양얼음골사과 재배단지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종원 한농연밀양시연합회 회장은 “9호 태풍 ‘마이삭’ 피해를 복구할 겨를도 없이 나흘 뒤 비바람이 더욱 거세어진 태풍 ‘하이선’이 유사한 경로로 잇따라 찾아와 ‘엎친 데 덮친 격’의 큰 피해를 안겼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과 낙과피해는 물론, 사과나무 무더기 도복피해까지 발생하고 있어 밀양얼음골사과재배 농민들의 어려움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태풍피해농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복구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강풍을 몰고 와 전북 김제지역의 벼가 도복되는 피해를 입었다.

전북 지역은 농작물 2270ha에 피해를 입혔다.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하이선’의 강풍으로 도내 8개 시군에서 벼 2223ha가 도복됐고 46ha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시·군별 피해 상황을 보면 김제시 1150ha, 부안 845ha, 순창 111ha, 완주 50ha, 고창 41.5ha, 남원 19.6ha, 장수 6.1ha에서 벼가 쓰러졌다. 무주 복숭아도 0.1ha가 떨어졌다.

전남에서는 침수 196ha, 도복 104ha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해남 화원·문내·황산면 등지에서 79ha, 신안 지도·암태에서 79ha, 진도 진도읍에서 38ha 등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도복 피해는 장성 32ha, 보성 27ha, 구례20ha, 신안 18ha, 순천 7ha 등 총 104ha다. 전남도는 향후 도열병·흰잎마름병 등 예방 긴급 벼 병해충 방제지도와 피해 신고 접수 및 정밀조사를 거쳐 복구계획 수립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방종합=양민철·최상기·구자룡·조성제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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