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응수/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농어민신문]

코로나19에 전세계 2562만 명이 감염되고 85만 명이 사망했다. 3일 기준 사망률은 3.3%이다.

대유행 초기보다 사망률이 낮아져서 다행이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여전히 10%를 넘고 있다. 유독 독일만이 3.7%로 낮은데 그 이유를 독일인들이 양배추김치를 상식하기 때문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한국의 코로나19 발병률이 낮고 이에 따른 사망률이 1.6%로 낮은 이유는 방역 체계가 우수하고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노력한 덕이 크지만, 김치를 늘 먹는 식습관도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김치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세계인에게 김치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올해 초부터 김치의 수출이 많이 증가하여 작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일본, 미국, 호주,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국 김치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김치와 같은 채소발효식품을 늘 섭취하는 한국과 독일에서 코로나19 발병률과 사망률이 낮은 것은 김치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치원료성분설, 김치발효산물설, 김치유산균설, 김치파지(phage)설 등이 제기되어 왔다. 세계김치연구소에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니 조만간 밝혀질 것이다.

이처럼 김치가 이슈의 중심에 있지만, 정작 김치공장에서는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를 구하기 어려워 수출 물량을 생산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고랭지배추 가격이 포기당 1만원으로 폭등하고 그마저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9월 배추가격이 6월보다 2~3배 높은 것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는 고랭지 배추를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청옥산, 매봉산, 암반대기 등 해발 800m 이상 지역으로 생산 면적에 한계가 있고, 그마저도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름철 고랭지 배추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해법은 북한의 개마고원에 넓은 재배지역을 확보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개마고원은 도로 등 기반 여건이 부족하지만, 여름철 기온이 낮아 고랭지배추를 재배하기에 적당하다. 개성공단에 남북이 합작하여 김치공장을 설립하고 해남의 월동배추와 개마고원의 고랭지배추로 통일 김치를 생산하여 수출해보면 어떨까.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김치공장을 짓고 세계김치연구소 개성 분소를 설치하여 기술을 지원하면 경쟁력 있는 김치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2013년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올린 데 이어 북한 역시 지난 2015년에 올렸다. 그만큼 김치가 남북 공동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남북이 함께 서로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합하여 김치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우리 김치가 더욱더 많은 세계인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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