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장 앞둔 과일업계 공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유통업체 건강식품 행사 주력
과일 관심은 뒷전으로 밀려
언론은 ‘수급 불안’ 우려로 도배

늦은 추석에 수급 무리 없고
사과·배 빼면 물량 늘어날 전망
“코로나 탓 소비력 떨어질 걱정
불 난데 부채질해선 안 돼” 성토


추석 대목장 과일 수급 불안 전망이 난무하며 과일업계 공분을 사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추석 대목장이 가라앉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연중 최대 성수기인 추석 대목장 소비력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가 내놓은 추석 관련 선물세트 동향 자료를 보면 건강식품과 와인, 위생용품 등으로 행사를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이나 위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와인이나 커피세트도 신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반면 긴 장마 등으로 과일 물량은 많이 부족할 것이란 관측을 알리며 과일 상품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 

언론에선 한술 더 떠 ‘추석 상차림 어쩌나…과일값 천정부지’, ‘장마·폭염 덮친 과일농가…추석 수급 비상’ 등 연일 추석 과일 수급이 불안하다는 우려를 띄우고 있다. 당장 올 추석에 과일 시장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마냥 혼란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와 관련 과일업계는 최근 추석 과일 수급 불안 목소리가 도를 넘었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홍관 장수사과영농조합법인 과장은 “추석 대목장은 심리적인 요인이 큰 데 온통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도배되고 있으니 우려가 크다. 최근 몇 년간 추석 대목장 홍로 가격 우려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국 추석 대목장엔 그렇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이동이 줄어들며 올 추석 대목장 소비력이 떨어질 것으로 걱정되는데 불 난데 부채질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늦은 추석으로 인해 추석 대목 과일 수급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는 곳도 많다. 더욱이 올 추석엔 포도, 단감 등 사과·배 이외 품목은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사과와 배도 대과 비중이 줄어들 순 있지만 늦은 추석으로 물량은 그리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균 천안배원예농협 과장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지역의 경우 추석 대목에 맞춰 공동선별 신청 들어온 물량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며 “늦은 추석으로 인해 생장촉진제 처리를 하지 않아도 나올 물량이 충분하고, 과도 키울 수 있기에 추석이 늦은 게 물량 수급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도매시장에선 대과 비중을 낮추는 쪽으로 홍보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품목이 다양해져 이에 맞춘 홍보 전략의 필요성도 밝힌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과일본부장(전무이사)은 “올 추석 사과·배 가격이 평년보다 좋을 수 있지만 폭등까지 가진 않을 것이다. 추석 과일 수급이 불안하다고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며 “사과의 경우 홍로는 줄겠지만 시나노스위트나 양광 품종까지 나올 수 있고, 그 외 샤인머스켓 면적이 급증한 포도는 물론 늦은 추석으로 단감도 많이 나올 수 있어 전체적인 과일 물량은 예년보다 적지 않고 품목은 더 다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다만 사과 한 상자에 13과가 대과 기준이었다면 올해는 16과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 예전보다 대과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사실 가정 소비는 대과보다는 중소과가 더 낫기 때문에 올해 코로나19로 가정 소비가 늘어난 경향에 맞춰 이런 쪽으로 홍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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