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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란 무엇일까?강용 학새농장 대표

[한국농어민신문]

생태계 파괴·에너지 소비 전제됐던
‘경제 개발’ 의미 조금만 벗어나면
상상 실현하는 산업으로 전진 가능

역대 가장 길었던 54일간의 장마가 물러가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햇볕이 내리쬔다. 수해를 당하면 다들 힘들겠지만, 주거의 공간과 생계의 공간이 동시에 피해를 겪고, 복구해도 당장 복구되는 것도 아닌 농촌은 더욱 힘들다. 장마 끝에 햇빛은 하필 폭염으로 찾아와 그나마 수해를 이겨낸 농산물들의 생존을 다시 위협한다.

코로나19까지 겹친 상황에서 그나마 제8호 태풍 바비는 순하게 올라갔지만 다음 주에 또다른  태풍이 올수도 있다고 하니 이쯤 되면 재해라기보다는 재앙에 더 가깝다. 농부들은 농산물이 없어서 못 팔아 힘들고, 도시민들은 비싸게 구입해서 힘들고 이래저래 가정경제는 더 힘들어진다.

문득, 매일 매일 수도 없이 듣는 ‘경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진다. 경제라는 뜻의 영어 Economy는 그리스어 oiko nomos에서 유래되었다. 환경, 생태, 집을 뜻하는 eco와 관리, 법 등을 뜻하는 nomy로 어원으로 보면 생태, 환경, 집을 잘 관리하는 법이 경제라는 뜻의 처음 출발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운 대부분의 지식으로 ‘경제를 개발한다는 것’을 떠올리면 생태나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생태계의 파괴와 엄청난 에너지 소비가 전제되는 것이 당연시됐고, ‘경제적이란 것’의 판단 기준에도 지구는 무한한 공간처럼 원가는 무시 되어왔다.

수억만 년 동안 1도쯤 오른 지구의 온도를 우리는 단 백년 만에 그만큼 올려버렸고, 이제야 느끼고 준비하자고 회의하는 동안 이미 지구의 자정작용은 시작된 것 같다.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요즘 SNS에 떠도는 이 말이 농부의 입장으로는 가슴과 생활에 더 와 닿는다.

그나마 온실가스 감축이라도 해보자며 세계 195개국이 참여했던 파리기후 협약에 세계 G1 트럼프는 탈퇴를 선언했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마시는 공기에서 CO2를 직접 포집하여 에너지와 자원으로 바꿔 석유를 대체한다는 회사(Direct Air Capture)에 미국의 빌게이츠나 석유회사들도 투자를 시작하고, 스웨덴의 한 대학에서는 태양열을 소량의 액체에 농축 저장하여 18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 저장기술도 개발하였다. 

또 밤에도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을 개발한 곳이 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기존보다 4배쯤 효율이 높은 패널을 개발했고, 일본과 중국은 우주에서 원자력발전소 한 개 정도의 태양전기를 생산하여 지구로 가져온다는 SF영화를 현실로 옮겨가는 지금, 우리는 폭우에 쓸려간 태양광은 어느 정권이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고 있다.

세계 곡물 생산 약 25억톤 중 40%가 온실가스를 더 발생시키는 가축 사료로 사용되어왔지만, 미국에서는 식물성 고기를 만들어 탄소 배출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세계적인 신산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동안, 밀고기, 콩고기라는 훌륭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그저 간식 꺼리로 인식하며 기존 지식의 틀 안에서만 성장을 꿈꾸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무차별적인 비행기 살포로 GMO(유전자변형)와 함께 환경파괴의 요인으로 인식되었던 제초제는, 몇 년 전 시속 40km속도로 달리면서 제초제를 잡초에만 선별하여 살포하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의 회사가 세계 최대 농기계 회사에 약 3500억원에 인수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서는 태양전기로 충전하며 밤낮으로 로봇이 혼자 돌아다니며 잡초 뿌리까지 뽑아내는 첨단 IOT 제초로봇들이 실용화되어가며 노동력 절감과 함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제 곧 곡물 수출국에서 비행기로 제초제를 살포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제초로봇이 밤낮으로 혼자 돌아다니며 풀을 메고 non-GMO 곡물이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생산되어 국내산 곡물 경쟁력은 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다.

예산이 부족하고 그린뉴딜에 농업이 빠졌다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된 외식비 지원사업 343억이면 제초로봇은 이미 개발, 보급되어 생산 원가절감으로 국내산 농산물의 외식 소비가 촉진되는 효과까지 나타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계는 이미 현실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상상을 실현해가는 산업으로 가고 있다. ‘경제개발’과 ‘경제적’이라는 것의 의미와 방향을 조금만 바꿔 보면 새로운 차원의 산업이 보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린 뉴딜’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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