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김병률 선임연구원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산지 출하 농산물 규격 표시
실제와 다른 경우 많아 신뢰 ‘뚝’
APC·영농조합 통한 공동선별
팰릿거래 확대 지원 등 제시


농산물 공동선별 확대를 통해 상품 규격화와 물류 표준화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산지에서 출하되는 농산물의 등급 및 표시 규격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선임연구원은 최근 ‘글로벌시대 농산물 물류 및 상품 표준화 실태와 과제’ 연구결과를 밝히며, “농산물의 상품 및 물류 표준화는 주류 유통경로인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부진한 것이 사실로, 산지유통센터 및 영농조합법인의 공동선별 확대 등을 통해 물류와 상품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에서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산지에서 출하되는 물량 중 등급 및 표시 규격에 표시된 내용과 다른 물량이 많아 산지와 소비지 간의 신뢰 저하와 클레임 발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품종과 품질이 다양해 동일한 등급규격 적용이 어렵고, 소비자의 구매 선호에 맞춰 소포장 내 속포장 출하도 증가하면서 상품 표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브랜드 중심의 포장표시로 포장규격화의 신뢰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포장표시에서 대부분 브랜드명이나 브랜드마크 등의 표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자나 구매자가 포장규격(포장표시)을 인지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류 표준화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가락동 도매시장 3개 도매법인의 주요 품목별 팰릿 출하율 분석 결과, 방울토마토가 26.7%, 딸기 17.1%, 파프리카 15.6%, 감귤 4.2%, 배추는 2.2%에 그쳤다. 

연구진은 물류 표준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물류표준과 일치하지 않는 포장규격, 농산물 계절성에 따른 전문 물류기업의 농산물 유통 분야 진입 장애 등을 들었다. 배추, 방울토마토, 딸기, 감귤 등 4개 품목을 현재의 출하 포장규격 형태에서 팰릿으로 출하할 경우, 현행 물류비보다 4.2~15.1% 물류비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먼저 농산물 물류 효율화를 위해 산지유통센터(APC) 및 영농조합법인을 통한 공동선별 확대, 농산물 물류 관련 인프라 확대, 팰릿 단위거래방식 확대를 위한 산지 지원, 농산물 전문 수송체계 구축, 물류 정보수집을 위한 농산물 상품 코드 정비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영농규모가 작고 개별출하가 많은 품목의 경우, 산지 공동선별 과정 없이 자의적인 등급 및 규격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물류 효율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소규모 농가의 농산물을 수집하고, 공동선별을 확대해 상품등급과 크기규격에 대한 도매시장 및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그는 “물류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팰릿 단위의 거래방식 확대를 위한 산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상품 표준화를 위해서는 각 품목의 특징에 따라 등급 및 크기 규격 등이 다양하므로, 품목별 주된 규격을 중심으로 등급 및 크기 규격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등급표준에 대한 교육 강화, 농산물 포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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