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탄저병에 발생해 상당한 양의 사과를 따낸 경남 거창군의 한 과수원.

충북·경남·전북 등 잇따라 발생
상대적 강한 후지 사과도 피해
치료·보호 살균제 혼용해 써야

오랜 장마가 끝나면서 사과와 복숭아에 탄저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과는 원래 탄저병 발생률이 높은 작물이고 복숭아에도 탄저가 발생하고 있어 농가가 애를 태우고 있다.

8월 20일 이전에는 주로 홍로 품종에서 탄저가 발생했었다. 장마가 계속되면서 탄저균이 급속확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탄저에 강하다는 후지 품종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충북 보은군 삼승면에서 홍로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작년에도 탄저가 와서 정기적인 방제를 빼놓치 않고 했는데도 장마가 오래되다보니 병이 왔다”며 “아무리 따내도 계속 번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음성군 음성읍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이모씨는 “작년에 만생종 복숭아에 탄저가 와서 거의 수확을 못할 정도였다”며 “올해도 탄저가 찍히고 있어 틈만 나면 약을 치는데 방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탄저병은 충북 뿐 아니라 지역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수병해충예찰센터 자료에 따르면 경남 거창군과 전북 무주군에서 탄저병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특히 탄저에 민감한 홍로계통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지품종에서도 탄저가 발생하고 있어 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사과 관련 밴드에도 탄저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경남 거창군 한 농민은 “이웃 과수원에서 탄저 때문에 사과를 엄청 따냈는데 얼마 전부터 제 과수원에도 탄저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올렸다. 구미시에서 아리수를 재배하는 농민도 “아리수 수확, 탄저가 엄청, 비품 판매한다”고 올렸다.

전남 장성군에서 홍로와 부사를 재배한다는 한 농민은 “탄저로 의심되는 8년차 미얀마인데 제법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적었다.

탄저병은 고온다습 조건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장마철인 7월부터 8월말까지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기에 관계없이 이전에 발생했던 과수원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때문에 초기 방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보호살균제와 치료살균제를 동시 혼용해 쓰는 게 효과가 좋다고 한다.

유튜브 ‘사과콜라TV’ 운영자인 충주농협 김수연 상무도 최근 올린 방송에서 “탄저는 파리똥만하게 시작하지만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다”며 “5월과 6월 초기 방제에 신경을 쓰고 보호살균제와 치료 살균제를 혼용해 살포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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