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고체배양법을 통해 국내산 곤충병원성 선충 증식이 가능한 제품.

농식품부·농기평 기술개발
물에 희석해 살포·처리
해충 몸에 침투해 사멸

국내산 곤충병원성 선충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가 활성활될지 주목된다. 친환경농자재인 곤충병원성 선충을 대량으로 증식하고, 이 선충의 살충성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된 데 따른 기대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017년부터 2년간 시행한 ‘국내산 곤충병원성 선충의 고살충성 증식기술인 고체배양법의 산업화 및 현장적용 기술개발’ 연구를 성공했다고 밝혔다.

곤충병원성 선충은 일반 천적곤충과 달리 물에 희석해 작물 잎이나 뿌리에 살포·처리하면, 해충 몸속에 침투해 곤충병원성 선충의 장내 공생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독성물질이 해충을 사멸시킨다. 그만큼 곤충병원성 선충은 화학 살충제를 대체하는 해충방제용 천적자원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방제범위가 나방류부터, 파리류, 굼벵이류 등으로 상당히 넓고, 살포 후 24~48시간 이내 해충을 죽이는 기주 탐색능력도 갖춘 점과 함께, 인축과 환경에 안전한 ‘친환경 농자재’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친환경 해충방제를 위해 곤충병원성 선충을 사용해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생산기술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과제 성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대동테크 연구팀(주관)은 “기존 액체배양에 의한 곤충병원성 선충의 단점인 높은 장비 투자비용, 낮은 생산수율과 살충력을 개선하기 위해 스펀지 담체를 이용한 새로운 고체배양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제품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체배양시스템’이 핵심인데, 액체배양법과 달리 고가 미생물발효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만큼 장비 투자비용을 기존 8억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약 80%를 줄이고, 스펀지 담체를 이용해 고체배양을 실시함으로써 곤충 체내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 약 250%의 높은 생산수율을 나타낸다는 것이 대동테크 연구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액체배양에 비해 방제효과도 평균 약 120% 높아진 점도 눈에 띄는 결실이다. 담배거세미나방과 열대거세미나방의 방제효과는 현장적용 실험에서 70%에서 85%로, 작은뿌리파리와 버섯혹파리는 80%에서 96%로, 굼벵이는 65%에서 80%로 각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곤충병원성 선충의 고체배양법의 산업화 및 현장적용 기술개발은 앞으로 침체된 국내 곤충병원성 선충산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수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함은 물론, 친환경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향후 2021년부터 농가 활용 시범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 각 지자체와 협의를 지속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동남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생산시스템 기술이전과 제품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병석 농기평 원장은 “최근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시행에 따라 새로운 친환경 농자재가 필요한 시점에서 국내산 곤충병원성 선충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고체배양시스템을 개발해 제품화함으로써 농가의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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