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음성군 대소면 농민들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햇빛 보지 못해 꽃 떨어져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요구

방울토마토가 수정이 안 되고 꽃이 떨어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수정이 안 되니 열매가 달리지 않아 농민들은 사실상 올해 농사를 포기한 상태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가들 대부분이 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농민들은 이상 증세의 원인을 긴 장마로 보고 있다. 54일 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장마가 계속되면서 햇빛을 보지 못한 게 주 요인이라는 것이다. 햇빛을 보지 못하니 꽃가루 자체가 나오지 못하고 사람이 일일이 수정을 해도 꽃이 마르면서 떨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으로 대소지역에서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농민이 거의 없을 정도다.

농민들에 따르면 하우스 한 동당 겨우 몇 박스 따는 수준이고 정상 수확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이 지역은 수박 후작으로 방울토마토를 심는다. 정식 시기는 대략 6월20일경에서 7월 10일 사이다. 정식 후 50일이 지나면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는데 현재는 수확할 게 거의 없다고 한다.

방울토마토 공동출하회 김사연 회장은 “일찍 정식한 하우스는 1화방에서 3화방까지는 몇 개씩 열매가 달렸다. 그러나 정식이 늦은 농가는 수확할 게 거의 없다”며 “토마토가 햇빛을 보지 못하니 꽃가루도 안 나오고 수정 자체가 되지 않아 꽃이 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음성 대소 지역은 요즘이 본격적인 수확시기라고 한다. 10월말이나 11월초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수확을 계속하는데 대부분의 농가가 이미 농사를 접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가는 대략 75호 가량이다. 거의 한 농가도 빠지지 않고 피해가 발생해 농작물재해 피해 신고를 했다. 실제 21일 현재, 대소농협에 피해 신고를 하지 않은 농가는 거의 없다고 한다.

농민들에 따르면 1화방부터 3화방까지는 몇 개씩이라도 열매가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4화방부터 8화방까지는 수정이 안 돼 꽃이 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농민들은 사실상 올해 농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주한종 대소농협공동출하회 회장은 “보통은 화방 당 20개에서 30개가 달리는데 열 개도 달리지 않았다”며 “그나마 3화방까지가 그렇고 4화방 이상은 수정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울토마토 피해가 확산되자 농민들은 농작물재해피해 신고를 하고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대소면 이재린씨는 “한 두 농가가 그러면 농사를 잘 못져서 그렇다고 할 수 있으나 지금은 모든 농가가 똑같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에 걸쳐 장마가 계속되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니 농업재해가 맞다”고 말했다.

실제 농작물재해보험 약관에 제시된 보험대상 자연재해에도 호우피해가 명시돼 있다. ‘평균적인 강우량 이상의 많은 양의 비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를 호우피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근거를 들어 농민들은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농협손해보험측에서 현장 조사를 나와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렷한 답을 하지 않고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대소면 출신 김영호 음성군의회 의원은 “기록적인 장마로 인한 피해니 농업재해가 분명하다”며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음성=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