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축산과학원이 국내 보급 확대에 나서는 우리흑돈 모습.

축산과학원, 종돈 400여 마리
7개 지역 20개 농가 보급키로 
‘이베리코’ 수입 대체 등 기대


프리미엄 돼지고기를 강조한 스페인 이베리코 흑돼지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가운데, 정부가 국내 흑돼지 품종인 ‘우리흑돈’ 보급을 확대해 흑돼지 국산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흑돼지는 약 19만 마리 수준으로, 농가 대부분이 수입 품종에 의존해 흑돼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몇 년 전부터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운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수입이 증가하고, 고급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할 차별화 된 국산 품종 보급이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은 자체 개발한 국내 흑돼지 품종인 우리흑돈 종돈 400여 마리를 이달부터 강원, 경기, 경북 등 7개 지역 20개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우리흑돈 종돈 400마리는 약 5만 마리까지 증식이 가능한 규모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흑돈은 재래돼지의 육질을 유지하면서 성장 능력도 뛰어난 흑돼지 품종이다. 축산과학원이 육성한 돼지만을 활용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으며, 현재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에 등재돼 있다. 우리흑돈의 근내지방은 4.3%로, 일반 상업용 돼지보다 1.3%P 정도 높다. 사육일수는 시범농가를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 결과 180~190일로 확인했다. 일반 돼지(175~185일)보단 길지만 재래돼지(230일)와 비교해서는 40일 이상 짧다.

축산과학원은 이 같은 우리흑돈 보급 확대를 위해 우수한 씨돼지를 보다 정확하게 선발할 수 있는 ‘유전체 선발 기법’을 적용하고, 성장률과 등지방두께를 선발지표로 설정했다. 축산과학원은 또한 우리흑돈을 일반 상업용 돼지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수정용 수퇘지로서의 검증도 완료했다.

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 보급이 국내 유전자원 활용 가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씨돼지 품종으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재래돼지 혈통을 계승하는 신품종을 인공수정용 씨수퇘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능력기준을 마련하고, 정책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우리흑돈 성장과 육질 특성에 맞는 사양관리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흑돈을 조기 보급해 흑돼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이베리코 돼지고기 수입을 대체할 경우 연간 176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게 축산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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