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전삼환 한농연합천군연합회 회장이 합천군 쌍책면 건태제방 하부 붕괴현장을 가리키며 합천댐 수위조절 실패와 과다한 방류로 인한 침수피해임을 지적하고 있다.

“합천군 황강하류의 극심한 침수피해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합천댐의 수위조절 실패와 과도한 방류로 인한 명백한 인재입니다. 너무나 분통이 터져 피해복구 작업을 잠시 접고 상경집회를 합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침수피해 보상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지난 13일 합천군 쌍책면 건태리 침수피해현장에 만난 전삼환 한농연합천군연합회 회장은 이와 같이 성토하면서 이튿날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한농연합천군연합회 주관으로 개최하는 ‘합천댐 물 관리 실패에 따른 수해피해 대책 촉구 합천군민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황강을 사이에 둔 쌍책면 건태리와 율곡면 낙민리 들판은 이번 수해로 인한 농업피해가 경남에서 가장 극심한 대표적 지역이다. 시설하우스단지, 축사, 주택의 침수피해가 컸다. 이 지역에서 떠내려간 소는 무려 80km 떨어진 밀양시 낙동강변 둔치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전 회장은 국가하천인 황강과 지방하천인 상신천의 합류지점에 있는 건태배수장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배수장 바로 옆 황강건태2제방은 침수피해 상흔을 그대로 드러냈다. 제방 상부와 철골기둥은 멀쩡했지만, 하부가 뚫려 있었다. 침수피해 당시 엄청났던 수압을 짐작케 했다. 

8월 8일 합천댐이 초당 2700톤의 물을 방류하자 황강수위가 급격히 높아졌고, 이곳 제방 하부를 뚫고 역류해 들어온 강물이 삽시간에 들판을 덮쳐 물바다로 만들었다고 한다. 황강 건너편 위쪽 율곡면 낙민천 제방 붕괴와 시간대가 거의 같았다.  

건태배수장도 함께 물에 잠겨버려 기능을 상실했다. 배수펌프는 이날까지 아직도 수리가 안 돼 가동이 불가능하다. 또다시 호우가 내려 강물이 불어나면 매우 난감한 실정이다.

전삼환 회장은 “조금씩 물이 새던 건태제방 하부가 갑작스레 뚫려 황강물이 역류해 들판을 삽시간에 물바다로 만드는 광경을 마을주민들과 함께 직접 목격했는데, 너무도 아찔했다”며 “인근 축사가 잠기는 것을 보고 황급히 보트까지 수배해 황소구출작전을 폈다”고 전했다.

건태들판 정성철 씨 축사의 한우 132마리가 물난리를 겪었는데, 첫날 69마리와 이튿날 47마리를 비롯해 116마리를 구출하는 일에 전 회장도 함께 매달렸다. 16마리는 익사했다. 딸기와 멜론 등을 재배하는 건태들판 시설하우스단지가 물에 잠겨 쑥대밭이 되는 것은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육묘 후 정식을 앞두고 있던 딸기수경재배시설도 많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합천군의 극심한 수해피해상황이 알려지면서 피해복구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3일에도 119연대 군병력과 NH농협은행, NC다이노스, 경남FC 등의 봉사인력이 땀방울을 흘렸다.  

전삼환 회장은 “수해현장으로 달려와 비지땀을 흘려주신 복구봉사자들에게 합천군 농업인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다만 합천댐물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고자 14일 합천군민들이 정부세종청사를 찾아가 항의집회를 연다”고 설명했다.

특히 “8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 합천에 내린 비가 고작 287mm였다”며 “우수기 합천댐 저수율을 낮춰야 한다는 요청을 묵살하고 과도하게 담수하고 있다가 초당 2700톤의 물을 한꺼번에 방류해 초래한 인재에 대해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합천=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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