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벼 등 피해 심각…농가 애간장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현장 농가들은 공동방제의 정책적 확대를 요구한다. 13일 농협중앙회가 이천에서 실시한 공동방제 장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일조시간이 평년의 절반으로 줄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농작물 병해충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전국에 걸쳐 50일 넘게 지속된 장마 때문에 전국적인 일시 방제 요구되고 있지만 농식품부의 방제대책이 현장에서는 체감되지 않고 있어 농가들이 자구적으로 공동방제단을 꾸리는 등 병해충 방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의 농가들에 따르면 벼는 물론 밭작물 등 모든 농작물에서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벼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기상재해에 따른 흉작이 우려되고 있고 이미 조생종 벼는 심각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기상재해로 인한 쌀 수급난과 식량안보 문제로 증폭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수도작 농가들에 따르면 7월부터 8월초까지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벼가 웃자라고 줄기 하단이 섞는 등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일조량이 121시간으로 평년 219시간보다 98시간 적어 평년의 55.3% 수준인 것으로 타나났다. 

특히 잎집무늬마름병, 이삭도열병 등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병 발생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국적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햇곡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부족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집중적인 농작물 방제가 절실한 상황으로 드론 등을 활용한 항공 공동방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농촌은 이미 70~80대 고령자 비율이 높고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노동자가 끊긴 상황에서 농가 개별적 방제가 매우 힘겨운 상황.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농작물방제 체계 구축과 올해와 같은 사태에 대비한 방제 대응 매뉴얼이 절실한 이유다.

이에 농식품부는 물론 지자체, 농협 등이 병해충 방제 등 농작업에 대한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방제장비는 광역살포기 120대, 드론 350대, 무인헬기 210 대 등이고, 공동방제 12개 사업단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들녘경영체는 광역살포기 59대, 방제용 드론·헬기 37대 등을 확보하고 있지만 거미줄 같이 촘촘하게 짜인 전국적인 방제체계 구축에는 역부족.

따라서 현장의 농가들은 “올해와 같은 사태에서 드론 공동방제 필요성을 모두 강조한다”며 “농업용 드론이 2000~3000만원에 달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식품부와 농협이 정책적으로 지원해 농촌마을과 들녘 단위로 하는 전국적인 방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요구한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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