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없게 신속 지원…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 ‘한목청’

[한국농어민신문 전국사회부]

■ 경남 - 화개장터 잠기고, 낙동강 제방 붕괴 아찔

집중호우로 낙동강 수위가 상승해 경남 창녕군 이방면 낙동강 본류 제방이 붕괴됐다가 응급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인명피해 2명, 주택침수 310건
농경지 침수도 686.9ha 달해
휴가철 시장 구비 물품 피해 커


경남엔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약 700ha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특히 하동군 섬진강변 화개장터 침수피해가 극심했고, 창녕군 낙동강 본류 제방이 유실돼 아찔한 위기를 안겼다.

경남도에 따르면 8월 7~8일 이틀간 경남지역에는 지리산권인 산청 388.7mm, 함양 375.4mm를 비롯해 평균 195.9mm의 폭우가 내려 10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거창 주상면 연교리 한 과수원 인근 산사태로 인해 83세의 한 농민이 경운기와 함께 토사에 휩쓸려 매몰됐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밀양시 산내면에서도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한 주택침수 310건, 농경지침수 686.9ha, 도로침수 25건, 토사유출 47건, 하천범람 4건, 어선파손 14척(전파 9척, 반파 5척), 어선계류시설 손실 1개소, 축사 파손 11,125㎡, 가축 폐사 3605마리, 산사태 18곳, 문화재 파손 6곳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하동 화개면엔 이틀간 429mm의 폭우가 내렸고, 섬진강 상류댐에서 초당 3만2000톤(섬진강댐 2500톤, 주암댐 700톤)이 방류되자 화개장터 일대가 잠겼다. 농·특산물이 즐비했던 화개장터 상가 115동과 주변장터 상가 80여동이 침수됐고, 주민 130여명이 대피했다.

이에 경남도와 하동군이 집중호우와 섬진강 상류댐 방류로 극심한 침수피해를 입은 하동군 화개장터 일원의 복구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동군 침수피해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했다.

하동군은 10일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는 궂은 날씨 속에 화개장터 일원과 하동읍내 침수지역에 복구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해 이틀째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군은 휴일이었던 9일 공무원, 유관기관, 사회단체 회원 등 1401명을 투입한데 이어 10일에도 본청 및 읍·면 공무원, 군부대·경찰·교육지원청·발전본부·산림조합·농어촌공사 등 유관기관과 사회봉사단체 등의 협조 속에 총720명의 복구인력을 투입했다.

인근 광양시에서 자원봉사자 47명과 사천·남해·하동 더불어민주당 당원협의회에서 20명의 인력을 지원하는 등 관외지역에서도 침수지역 조속한 복구에 힘을 보탰다.

복구인력은 화개장터와 옛 화개장터 및 상가, 알프스장터, 원탑고수부지 등 화개면 일원의 쓰레기 제거 작업과 집기 정리 등으로 비지땀을 흘렸다. 또한 하동읍 상·하저구, 흥룡, 호암, 두곡마을과 송림공원 일원의 침수된 집과 식당 등의 가재도구와 펄, 쓰레기를 제거했다.

지리산자락의 하동군에는 7∼8일 집중호우로 화개면 346㎜를 비롯해 옥종면 278㎜, 청암면 260㎜, 횡천면 251㎜, 적량면 242㎜ 등 평균 193㎜의 호우가 급습했다. 특히 화개면 삼정마을은 531㎜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더구나 섬진강 상류댐에서 초당 3만2000톤(섬진강댐 2500톤, 주암댐 700톤)을 방류하면서 화개장터 일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화개면·하동읍·악양면 일원 건물 336동이 침수됐고, 배·벼·블루베리·녹차 등 농경지 74.4㏊가 극심한 치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섬진강 상류 댐 수문개방으로 내려온 물이 집중호우와 만나 물길이 막히면서 50여년만에 처음으로 화개장터가 극심한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지역 농특산물을 비롯해 많이 구비해둔 터라 손실이 더욱 크다”고 호소했다.

9일 오후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 침수 피해현장을 방문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중앙정부에 빠르게 건의 하겠다”며 “동서화합, 국민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함께 복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동=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 “합천댐 수위 조절 실패로 수해 키워”

문준희 합천군수 등 질타
 

경남 합천댐의 홍수대비 수위조절 실패가 집중 호우 시 엄청난 양의 댐물 방류로 이어져 황강변 마을과 농경지 등의 막대한 침수피해를 키웠다는 질타가 거세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지난 10일 합천군청에서 합천댐 홍수대비 ‘수위조절 실패에 따른 대책마련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며 환경부에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 동안 300mm 정도의 비가 내린 합천군에는 8일부터 하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유실돼 황강 주변에 유례없는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농경지 435ha, 시설하우스 300동, 주택 63동, 축사 8동(한우 313두, 돼지 3000두, 염소 27두)이 침수됐다. 공공체육시설 31건, 도로시설 23건, 국가하천 8건(제방붕괴 1건, 파이핑 5건, 유실 2건), 지방하천 4건(제방붕괴 1건, 호안유실 3건)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3300여 마리의 가축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떠내려가거나 폐사했다. 그동안 비가 내려도 수해를 모르고 지내왔던 주민 133명이 가축과 가재도구를 떠내려 보내고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한 채 이재민 임시대피소로 떠밀려 나가야 했다.

문 군수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비 피해의 90%는 황강 주변에 있는 마을과 농경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됐고, 합천군 남부와 북부지역의 수해 피해는 극히 미미했다”며 “예견할 수 없었던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로 결론을 내렸다”고 피력했다.

그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기간에 합천댐의 방류량을 급격히 증가시켰기 때문이다”며 “한국수자원공사 합천댐 관리단이 7일 오후 수문 5개를 열어 초당 500톤을 방류하다가 초당 800톤으로 방류량을 늘렸고, 집중호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일 오전에는 초당 1200톤을, 오후에는 초당 2700여톤의 엄청난 물을 방류했다”고 성토했다.

문 군수는 “합천댐이 본연의 홍수조절 기능을 상실하고, 홍수를 유발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며 “물 관리 정책이 환경부로 이관되기 전까지 합천댐 관리단은 집중호우 및 장마기간에 댐 수위를 40%정도 조절해 홍수에 대비해왔지만, 작년부터는 80%정도의 수위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1일에도 댐수위를 93%까지 상승시켰다”고 상기시켰다.

문 군수는 “환경부의 합천댐 만수위 관리 이면을 들여다보면 홍수조절 목적보다는 환경보전이라는 미명 아래 낙동강 녹조 및 염도조절과 광역상수도 취수원으로 활용코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작년 10월 태풍 미탁 내습 시 초당 500톤을 방류해 밭작물피해 농가가 많이 발생해 수자원공사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나,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올해는 집중호우 시에 어마어마한 초당 2700톤 정도를 방류해 합천군을 초토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문 군수는 “합천댐은 다목적이기는 하지만 홍수 조절이 가장 우선인데, 좋은 물 맑은 물 확보에만 눈이 멀어 이와 같은 참상을 초래했다”며 “환경부는 이와 같은 물 관리 실책을 각성하고 현재의 피해에 대해 보상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천=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 충남 - 수확 앞둔 4~5년생 인삼 잠겨 피해 극심

용담댐 방류로 부리면 평촌리 무지개다리와 인근 마을, 거대 인삼밭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용담댐 방류로 제원·부리 침수
방우리 마을은 고립되기도
“피해조사 철저히 진행해야”


충남에서는 용담댐 방류로 금산 제원면·부리면 일대가 침수돼 인삼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농경지 피해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금산군과 농가에 따르면 용담댐 수문 방류는 8월 7일 초당 700톤으로 시작해 8일 최고 초당 2900톤을 방류했으며, 10일 현재 초당 1500톤 방류가 계속되고 있다. 댐 방류로 인한 금산군의 침수피해 지역은 △제원면 제원·대산·저곡·용화·천내리 일원 △부리면 어재·평촌·예미·수통리 일원이다. 특히 부리면 방우리는 진입로가 유실돼 마을이 고립됐다.

금산군이 9일까지 조사한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조정·천황천, 금강 무지개다리 하류 제방 및 제방도로, 촛대바위 옆 마을진입로가 유실됐다. 또 침수가구 88가구에 219명이 제원초 및 마을회관 등 임시대피소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농경지(인삼포 포함)의 경우 제원면 236농가 258ha, 부리면 222농가 213ha 등 총 458농가 471ha에 대한 피해가 접수됐다.

피해 농민들은 “용담댐 방류로 수확을 앞둔 인삼밭이 물에 잠겨 4~5년 된 인삼 피해가 매우 커 발만 동동 구르는 심정” 이라며 “다시 농사를 하려해도 복구 작업에 엄두가 나지 않고, 4~5년을 기다려야 수확이 가능하니 그동안 어떻게 살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 28일 이후 금산의 강수량은 8월 9일까지 부리 472mm, 남이 500mm, 남일 392mm, 진산 436mm, 복수 433mm, 금산 378mm, 금성 395mm, 제원 378mm, 군북 354mm, 추부 414mm을 기록했다.

이에 금산군은 응급복구를 위해 △부리면 현내천 △제원면 대산리 조정천 등지의 제방 범람을 막기 위한 마대 쌓기에 나섰으며, 제원면 천내리 주변에 고립된 주민 2명의 구조를 완료했다.

또한 김종민 국회의원과 피해지역을 살피며 피해 복구 및 금산군 특별재난지역선포 건의에 대해 논의했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몇 년 간 공 들인 인삼밭과 주택이 물에 잠겨 군민들의 상심이 크다”며 “피해조사를 철저히 진행하고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8일 수해 현장 점검과 주민 위로를 위해 아산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금산·예산군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를 요청했다.

금산=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