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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랭지 채소 병해충 비상] “45일 동안 해 본 날은 이틀···배추 뿌리 다 썩고 죽어가”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강원 정선에서 고랭지 배추를 재배하는 정왕교 씨가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배추를 바라보고 있다.

생장 멈춰 출하 앞두고 막막
장마 후 폭염 시작되면
무름병 등 급속 확산 더 걱정

고추밭도 칼라병에 수확 포기
재해보험 대상 안돼 한숨만

길고 긴 장마로 태백, 정선 등 강원도 고랭지채소 생산지역이 병해충과 바이러스로 신음하고 있다.

8월 10일 정선군 화암면 정왕교 씨는 45일째 계속되는 장마 비 속에 배추밭에 약을 치며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평년 같으면 10일 후면 작업해 출하를 시작해야하지만 배추상태는 성장하지 못하고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상태였다.

정씨는 “최근 45일 동안 해를 본 날은 이틀도 안 되기 때문에 배추 뿌리가 썩고 병들어 생장이 될 수 없다”며 “이것은 엄연한 날씨에 의한 농업재해”라고 주장했다.

가뭄이 계속되어 작물이 말라죽는 것이나, 비가 계속 와 작물이 썩어 죽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10만7000㎡ 고랭지배추를 경작하는 정씨는 올해 60% 이상의 손실을 봤다. 긴 장마로 병해충이 창궐하면서 배추가 썩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재해보험도 가입하지 않아 손실은 그대로 자신이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보험에 가입해 피해가 발생했지만 보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가입을 하지 않았다. 현행 보험약관은 수해로 밭이 유실되거나 유해조수에 의한 피해만 일부 보상해주고, 지금처럼 긴 장마로 배추가 병으로 죽는 것은 보장이 안되기 때문이다. 정 씨는 “고랭지배추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 중 10번 중 9번은 병해충과 가뭄과 장마 피해인데 이것을 안 해 주면 농업재해보험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정선군 여량면 2만9000㎡의 밭에서 풋고추와 잡곡류를 생산하는 심재룡 씨도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한 숨을 쉬었다. 긴 장마로 고추가 구부러지고 검은 얼룩이 생기는 일명 ‘칼라병’이 발생해 7000㎡ 고추밭의 수확을 포기했다. 장마가 길어지며 뿌리가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병도 농업재배보험의 대상이 아니다.

한농연정선군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심씨는 “농업재해보험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피해는 대부분 보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가입을 꺼리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태백시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50대 박 모씨도 “해가 나야 뿌리가 튼튼하고 활착이 잘 되는데 긴 장마로 배추 잎이 얇고 뿌리에 힘이 없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면 무름병이 확산돼 피해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태백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최흥식 한농연강원도연합회장은 빗속에서 현장을 둘러본 후 “장마 비가 그치면 무름병, 무사마귀병, 반쪽시들음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병해충 방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백·정선=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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