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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친절한’ 농식품 수출 통계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농식품 수출·입 통계가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식품 수출·입 통계에 목재류, 석재류, 가죽류, 모피류 등 먹거나 마실 수 없는 비식품이 무더기로 포함된 것이다. 농식품 수출통계만 보면 비식품의 품목 수는 516개, 금액으로 따지면 2018년 기준 약 6억2900만 달러(전체 실적의 7.25%)에 달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임산물 가공품(목재류) 등 농식품 산업 전반과 연관된 비식품 실적를 포함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지난 7월 3일 농식품부는 ‘코로나19에도 올 상반기 농식품 수출 증가세 이어가’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가공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29억6064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목재류 등이 포함된 실적이었지만, 이 자료에서도 라면과 쌀가공식품, 고추장 등 식품에 대한 수출실적만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뿐, 비식품을 확인할 수 있는 세부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농식품부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식품과 비식품을 구분해 ‘농림수산식품 수출·입 동향’을 작성하겠다고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접하는 보도자료는 여전히 비식품을 구분하지 않는 ‘불친절한 통계’만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 수출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비식품을 누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농식품부는 소관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수산물과 관련된 수출실적은 합산해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김스낵의 경우 가공식품이지만, 수산물을 이용했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발표하는 가공식품 수출통계에선 빠지는 식이다. 

더욱이 해수부는 농식품부와 달리 가공식품을 별도로 구분해 수출실적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농수산식품 수출 통계를 둘러싼 혼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2013년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분리되면서 농식품과 수산식품의 수출통계가 별도로 작성돼 왔다”며 “농수산식품 수출실적이 곧 부처별 실적으로 인식되면서, 부처 간 협업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제라도 정부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식에 부합한 농수산식품 수출 통계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실적주의에 급급한 보여주기식 통계가 아니다.

이기노 기자 국제부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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