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조만간 공항 면세점에서 볼 수 있는 샤인머스켓 컵과일 시제품 모습.

생산량 늘고 시세 지지되면서
비상품 출하 증가 등 우려
최근 폭우로 더 두드러질 듯

인천공항 ‘컵과일’ 형태 입점 등
유통·가공분야로 진화 목소리
일반 청포도 ‘눈속임’은 주의를


‘샤인머스켓 컵과일’이 공항 면세점에 선보이고, 건포도나 주스로 만들어지는 등 껍질째 먹는 녹황색 포도 샤인머스켓이 다양한 유통·가공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생산량이 급증하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샤인머스켓의 다양한 활용도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가공이라는 특성상 일반 청포도의 샤인머스켓 눈속임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2016년 278ha에서 2017년 472ha, 2018년 953ha, 2019년 1867h, 올해 2784ha(추정)로 매년 면적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8월 포도관측을 보면 올해 샤인머스켓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83% 증가가 예고됐다.

샤인머스켓 생산량이 급증하고 시세도 지지가 되면서 산지와 시장에선 이에 따른 우려스러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과를 많이 달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등 비상품 출하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는 올해엔 비상품 출하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이에 샤인머스켓이 다양한 유통·가공 분야로 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고, 올해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조만간 인천공항 면세점에 컵과일 형식으로 샤인머스켓이 입점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7월 말 예정됐으나 이례적인 긴 장마로 숙기가 지연되면서 실행은 늦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공항 면세점에서 컵에 들어간 샤인머스켓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또 올해 중에 건포로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실증실험에도 들어간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상주 고산영농조합을 중심으로 납품업체랑 협의를 마쳐, 조만간 인천공항 면세점에 아이스크림 컵에 담긴 샤인머스켓을 유통할 계획이다. 원래는 7월 말 입점토록 할 예정이었으나 집중호우가 계속되며 숙기가 지연, 햇볕이 나고 일주일 정도 당도가 올라선 뒤 유통시켜야 할 것 같다”며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실증실험을 거쳐 샤인머스켓을 건포도로 만들어 샤인머스켓 판매 기간을 늘리려 한다”고 밝혔다. 

컵과일과 건포도 이외 즙, 주스, 케이크 등 가공품으로도 샤인머스켓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제과업체 등 몇몇 식품업체에서 샤인머스켓 가공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샤인머스켓은 씨가 없어 가공품으로 활용하기 수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양한 가공품으로 활용된다는 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의 시장 차단과 맞물려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일반 청포도를 샤인머스켓으로 눈속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황의창 회장은 “급증하는 샤인머스켓 물량에 대비해 가공을 비롯해 여러 각도로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샤인머스켓이 다양한 유통·가공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건 긍정적인 흐름”이라며 “무엇보다 신선으론 상품성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켓을 가공품으로 활용하면 신선 샤인머스켓 소비와 시세 지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길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사는 “샤인머스켓은 씨가 없어 가공에 유리하고, 비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가공품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크다”며 “다만 샤인머스켓 하나 올리고 다른 청포도를 10개 이상 도배하며 샤인머스켓 케이크라고 하는 등 꼼수도 나오고 있다. 가공 역시 샤인머스켓을 직접 활용해야지 다른 청포도를 혼합하거나 일반 청포도 위주로 하면 샤인머스켓 인기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농경연 관측본부가 지난 5일 관측 월보를 통해 밝힌 샤인머스켓 출하동향을 보면 올해 출하될 샤인머스켓 중 출하규격(500~700g)을 초과한 비중은 60%로 가지 당 2송이 이상 과다 착과한 농가가 많았다. 800g이상 과중량 샤인머스켓과 과다 착과한 경우 맛과 당도 등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게 농경연 관측본부 설명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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