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열병을 입은 벼.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지속된 장마로 몇 년 만에
조·중생종서 주로 발생
비로 인해 방제도 쉽지 않아


충북 지역에서 벼 도열병이 확산되고 있다. 벼 도열병은 주로 다수확 품종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만생종보다는 조·중생종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농민들에 따르면 잎도열병은 최근 몇 년 사이 거의 발생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장마가 지속되면서 특이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시 현도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홍모씨의 경우 새칠보와 전남3호에서 잎도열병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올해 이들 품종을 처음 심었는데 다른 품종보다 발생이 많다고 한다. 그는 “전작으로 보리를 베고 심은 논에서 특히 발생이 심하다. 만생종보다는 조생종이나 중생종 품종에서 도열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칠보 품종을 심은 안모씨도 도열병이 왔다고 한다. 그는 “새칠보는 중생종이어서 추청보다 수확이 빠른데 이 품종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방제를 해야 하는데 비가 계속되다보니 확산을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음성군 생극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한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칠보를 올해 처음 재배하는 그는 이삭거름을 주지 않았는데도 도열병이 발생했다고 한다. 한씨는 “도열병은 최근에는 거의 못 봤다. 10년 이상 발생이 없던 거로 기억을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심하다”며 “질소분이 많은 곳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삭거름을 주지 않았는데도 병이 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생극면 지역 많은 곳에서 도열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다수확 품종에서 발생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음성군농협쌀조합법인도 이 같은 도열병 확산 추세에 따라 농가에 방제를 서둘러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수매품종인 새칠보와 보람찬 등에서 도열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성지역에서는 새칠보, 소다미, 대보 면적이 많은데 이들 품종은 공통적으로 다수확 품종이라고 한다.

법인 한 관계자는 “소다미나 대보는 추청보다 도열병에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 다수확 품종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특이한 현상이라서 농가에 방제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제도 쉽지 않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다. 비가 계속되면서 방제할 시간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괴산군 사리면 김모씨는 “도열병약을 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는데 수일씩 계속해서 비가 오기 때문에 약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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