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 불변의 법칙>하비 다이아몬드, 이문희·강신원 역, 사이몬북스, 2020, 1만6000원

온갖 병을 달고 살았던 저자
죽음 직전 자연위생학 만나
음식·식습관 바꿔 병 이겨내

개인적인 인연들이 그렇다 보니 나는 온갖 수행 프로그램과 별의별 방식의 단식 프로그램을 했었다. 돈을 내고 밥 안 먹는 단식 프로그램! 그중에 과일 단식 프로그램이 가장 쉬웠고 효과적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세 차례나 했으니 말이다.

첫 시간 강의에 강조하는 내용은 배독(排毒)이었다. 몸에 있는 ‘독소가 빠지면 비만과 질병은 저절로 사라진다’라는 게 핵심. 바로 이 책 <자연치유 불변의 법칙>의 부제이기도 하다. 책의 저자는 흔히 하는 말로 그의 몸이 종합병원이었다고 한다. 온갖 병을 달고 살았다.

25세. 죽음 직전에 큰 스승을 만났다. 육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까지 관통하는 자연위생학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진실을 만났다는 직감이 왔고, 그 뒤로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37쪽).

저자가 말하는 자연위생학. 이는 음식에 집중되어 있다. 저자의 이 논리가 금방 수긍이 되는 것은 요즘 우리는 뭘 못 먹어서 병이 생기는 게 아니라 뭘 먹어서 몸이 망가지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를 주관식 문제로 내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거의 다 100점을 맞을 것이다. 모르지 않는다. 이 책의 답도 엇비슷하다. 살아 있는 음식을 먹어라. 아무 음식이나 섞어 먹지 말아라.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라 등이다. 여기에 덧붙이는 게 있다. 이 책의 독특함이다. 그것은 음식의 섭취, 동화, 배출의 주기에 일과를 잘 맞추라는 것이다(55-85쪽). 배독의 기회를 분명하게 가지라는 권고로 보인다. 하루 내내 본 식사 외에도 후식과 음료, 간식 등 뭔가를 쉴 새 없이 먹어대는 현대인들은 이 원칙을 새길 필요가 있겠다.

음식과 식습관을 바꾸었더니 병이 사라지고 몸의 군살도 빠지고 몸놀림은 날렵해졌다고 하자. 그런데 이런 음식과 식습관은 병 치료에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는 전문가의 복잡한 연구결과가 나왔다면서 식품회사와 제약업계의 후원을 받는 의사와 영양사가 티브이나 유튜브에 나와서 우리의 선택을 비난하고 겁을 준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저자는 묻는다.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어서다.

저자는 다섯 가지 자연치유 불변의 법칙을 강조한다. 300쪽 책의 반이 넘는 분량이다. 그게 뭘까? 대개 알만한 내용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 그 다섯 가지 원칙대로 살아내는 실천 의지가 샘솟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숲으로 도망쳐 호흡하라. 둘째는 물은 목마를 때만 마셔라. 셋째, 자연이 아닌 것은 먹지 말아라. 넷째, 몸이 원할 때까지 자야 한다. 다섯째,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여라.


[함께 보면 좋은 책]

냉장고를 비우고, 요리 없이 살아볼까

<몸에도 미니멀리즘>                        <요리를 멈추다>
황민연, 사이몬북스, 2019, 1만5000원          강하라·심채윤, 사이몬북스, 2019, 1만8000원

 

미니멀리즘. 적게 가지고 많이 체험하자는 삶의 방식이다. 단순한 삶. 그것을 몸에 적용하자는 책이 <몸에도 미니멀리즘>이다. 이 책은 단순하게 살기 위해 가구나 옷이나 책이나 전자제품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얘기가 아니다. 제목처럼 오직 몸 얘기다.

불가의 탐진치에서 말하는 탐욕 중 식탐이 가장 끈질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저자 황민연은 입으로 넣는 음식의 가짓수도 줄이고 양도 줄인다. 그랬더니 식탐이 사라졌다고 한다.

샴푸, 세제, 수분크림, 화장품 등 몸과 얼굴을 치장하는 것들을 없애고 물로만 씻었더니 몸이 가벼워지고 부정적인 생각과 집착도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단순한 삶이란 단순한 음식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진리를 깨우쳐가는 2년여 체험을 기록한 책이다.

햇반에 참치를 비벼 먹던 저자가 현미밥과 쌈 채소, 과일로 식단을 꾸리면서 달라지는 몸에 대한 기록이 인상적이다. ‘냉장고를 비우면 일어나는 일들’ 대목에서는 비닐과 플라스틱 없는 식생활 이야기가 나온다(159쪽). 기후 폭동이 벌어지는 요즘, 쓰레기 없는 일상을 다짐하게 한다.

비타민과 효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낮은 온도에서 짧게 조리하고, 가능한 한 양념은 안 치고, 섞지 않고, 날것을 먹으니 영양가와 건강은 높아지고 시간, 돈, 재료가 절약되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황윤의 ‘사랑할까, 먹을까’. 한승태의 ‘고기로 태어나서’. 에셀스틴의 ‘지방이 범인’이라는 책들도 소개된다.


<요리를 멈추다>는 ‘목숨 걸고 편식하라’의 저자이며 나랑 채식평화연대에서 같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전문의 황성수 박사의 추천사가 인상적이다. 의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정밀의료기기가 많이 나왔어도 환자는 늘고 못 고치는 질환도 늘고 있다면서 모든 원인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는 데서 시작된다고 쓰고 있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식재료만이 아니다. 지나친 요리! 그것도 포함된다.

저자 강하라는 자격증이 5개나 되는 요리 강사였다. 프랑스 파리에서 요리를 배웠다. 이탈리아요리, 일본요리, 제과와 제빵까지. 돌연 요리하지 않는 요리사로 변절(!) 하게 된 것은 앞서 소개한 하비 다이아몬드 박사의 책들을 읽고 나서 아침 식사를 요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꾸자 20년 변비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빵이나 시리얼, 달걀 요리로 아침을 먹었는데 책의 안내대로 과일만으로 먹기 시작했다. 속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되었다. 수분과 좋은 영양소가 몸 안으로 들어왔다. 과일에는 에너지로 쓰이는 당도 있었다. 최고의 항산화 식품이기도 했다. 변비약도, 유산균음료도, 유산균 건강 보조제도 깨끗이 작별했다. 세상 욕망과 성공의 조급함도 떨어져 나갔다. 그뿐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반복행동 장애인 틱(tic)이나 주의력 결핍증과도 작별했다.

이때부터 부부 저자의 달라진 3년 동안의 음식 생활은 세계 각국을 두루 아우른다. 스페인, 프랑스, 뉴욕, 하와이, 리스본, 스웨덴 등. 이들 나라로 음식 여행을 다니는 즐거움도 선사하는 책이다. 요리하지 않는 음식의 맛과 즐거움을. 전희식/농부. 마음치유 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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