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진 중앙대 교수

건강상·종교적 이유 식육 불편한 사람
좋은 대안 될 수 있는 ‘배양육’ 시장
안전 이슈 논의 등 아직 갈 길은 멀어 

최근 들어 전통적인 축산을 통해 생산된 식육을 대신할 수 있는 이른바 ‘대체육’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체육은 식물 성분을 이용해 실제 육류와 유사하게 제조한 식품과 동물의 근육을 인위적으로 배양한 고기(이하 배양육)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식물성 대체육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판매되고 있는 반면, 배양육은 제조 기술이 아직 산업화를 위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과 안전성 등 미비한 부분이 많은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육 시장은 축산물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비판,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에 따라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의 성장이 불편한 측면에서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대체육 시장이 커지는 크기만큼 전통적인 축산업이 축소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부 자료에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부문별 비중을 보면 전력생산과 산업에서 65%, 수송 13%, 건물 8%, 산업공정 8%이며, 농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3% 수준이다. 전체 농업에서는 논과 밭에서 약 60%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축산분야에서 약 30%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축산업이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으나, 주요한 온실가스 배출원이라고 보는 것 또한 무리가 있다. 우리가 문명의 이기를 충분히 누리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인데 고기를 거부한다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된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와 식약처 자료 등에 따르면 수입되는 콩과 옥수수의 대부분이 GMO 유래이고, 중금속과 잔류농약 노출의 가장 큰 요인이 곡류와 채소류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식물유래 대체육이 식육보다 과연 더 안전한가 하는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므로 축산업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단순히 식물류도 대체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훌륭한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 과도한 인구 증가의 억제가 선행돼야 하고, 과도한 육류의 섭취 또한 지양함이 마땅하다.

전 세계 축산업계는 이제 양적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하고, 가축과 인류가 공생할 수 있는 현명한 기술의 도입이 절실하다. 축산농가 주변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축산업이 돈을 버는 수단에만 그친다면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축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소비자를 돌아서게 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하고, 학계 또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대체육 시장이 어디까지 성장하고 또한 그런 제품이 정통 축산업의 부정적인 요인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일 것이다. 필자는 대체육류 시장이 커지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는 하나의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건강상의 이유 또는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식육의 섭취가 불편한 사람은 분명이 있고, 이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배양육 관련 스타트업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고 대기업들도 기술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배양육의 산업화가 가시화 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아직 배양육이 가야할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 배양육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주요 배양액이 동물유래 소재들이기 때문에 동물복지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대량생산을 위한 비용 또한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안전과 관련된 이슈는 아직 제대로 된 논의조차도 못한 상황에 있다.

흔히 말하는 식품의 산업화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중화된 상황으로 본다. 배양육이 식품소재로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수년 내에 가능은 할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만간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실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2조에 따르면 ‘식육(食肉)이란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가축의 지육, 정육, 내장, 그 밖의 부분을 말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므로 식물성분으로 제조한 대체육과 실험실에서 제조한 배양육이 법적으로는 용어의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미국에서도 식육업계에서 이의를 제기한 상황에 있다.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대체육은 식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이 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단언컨대 자연을 이기는 과학은 없다. 현재 과학으로 고기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고기 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체가 아니라 좋은 대안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육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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