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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과 국민을 위한 농업김태연 단국대학교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기초지자체장 후보자의 공약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농민수당 도입 논의가 전남도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이제는 대부분의 도에서 농민수당 조례를 제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전남북과 충남을 제외하고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 규정을 확정하지는 못했으나, 대체적인 윤곽은 어느 정도 확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부터 한 농민단체의 제안으로 시작된 농민수당 논의가 이렇게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은 한편으로 우리 농민들과 농민단체의 역량을 알 수 있는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농민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지자체와 정부를 설득하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농민수당 도입의 전국화에 따른 논쟁의 본격적 확산=그런데, 농민수당 도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 농민수당 제도의 세부적인 측면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대응과정에서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논쟁이 전개되면서 자연스럽게 농민수당의 개념, 목적, 지급기준과 대상, 예산부담, 정책적 효과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초기 농민수당으로 출발했던 개념이 이제는 ‘농민기본소득’, ‘농촌기본소득’의 개념으로 확대되어 있고, 여기에 ‘어민수당’ 도입 주장도 나타났다. 또한 최근 출범한 ‘공익형 직불제’와의 연관성과 차별성, 그리고 새롭게 제기되는 ‘수산업 직불제’, ‘임업직불제’. ‘축산직불제’ 등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정책적 과제로 제시되고 있고, 21대 국회의 출범과 함께 ‘농업인 기초연금 지원법안’,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원법안’ 등이 농민수당을 법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차원에서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적 논란 이외에도 농민수당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 도와 시군의 낮은 재정자립도, 다른 보조금과의 중복지급, 지급기준과 대상의 불명확성, 도시민과의 형평성 등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농민수당과 농업의 가치에 대한 인정=많은 이슈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농민수당의 지급 이유와 목적이 아닐까 생각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 ‘공익형 직불제’가 도입된 현시점에서 농민수당은 왜 필요할까? 몇 가지 주장을 살펴보자. 먼저. 공익형 직불제는 의무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농민들의 '농사짓는 가치' 또는 '농민 개개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농민수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업생산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기여하는 부분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농민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좀 무리한 주장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를 통해서 국민들의 농업과 농민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은 현재 국민들의 정서와는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주장은 농업이 수행한 공익적 가치에 대한 보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행위와 업적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970~19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그리고 1990년대 무역 자유화 과정에서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으나, UR 이후 농업생산과 농가소득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었는데, 여기에 추가적인 보상은 다소 과도한 요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농촌인구정책의 효과에 대한 주장=한편, 농민수당을 농촌기본소득으로 확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지자체에서는 농촌인구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구유입을 견인하고 유출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며 농촌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인구의 이동이 주로 경제적 이유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는 근대적 인식의 발로가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동기가 주로 도시와는 다른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 이주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촌기본소득 실험이다. 현재는 주로 농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것은 궁극적으로 향후 기본소득 시행과정에서 농민들이 농업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받고 있는 각종 농업보조금을 기본소득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농업활동을 통해서 환경, 경관, 생태계 보전, 국민정서 함양 및 역사유적과 문화를 보전하는 활동은 지속적으로 장려해야 하는 공공재적 가치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본소득의 개념에 포함시켜서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공익형 직불제 확대에 집중 필요=초기 농민수당이나 농업기본소득에 대한 주장은 과거 쌀 중심의 직불제를 개편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기된 것이고, 이것은 직불제 중심의 농정개혁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었다. 최근 공익형 직불제를 중심으로 농정개혁이 시작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농민과 농가의 장기적인 생존 기반을 마련하여 안정적 경영의 토대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논란과 도시민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정책으로 국민들을 혼란시키기 보다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농업활동을 지원하는 공익형 직불제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확대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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