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언급
코로나로 북 식량 사정 더 악화
정부 쌀 재고물량 등 충분
“10년 만에 재개되나” 농업계 기대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최근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 술을 우리의 쌀과 약품으로 물물교환하는 남북한 교류협력을 밝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쌀 공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적 대북 쌀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농업계에서는 쌀 수급안정 측면으로도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을 2018년 이후 식량 부족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또한 전체 북한주민의 43%인 1100만명이 영양결핍 상태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북한의 쌀 생산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북한의 쌀 생산량은 220만톤이었고, 2019년 북한 벼 재배면적은 55만7016ha로 조사됐다. 연간 약 100만톤의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북한의 식량 에너지 수급현황과 시사점’에서도 북한은 2015년 이후 식량 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며, 세계식량계획의 현황 점검에서 북한은 1일 식량 배급량을 573g에서 300g으로 낮춘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올해 들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7월 10일 발표한 ‘최근 북한시장의 물가 및 환율 동향’ 자료에서 2019년까지 안정세를 유지하던 북한시장 물가와 환율이 올해 상반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쌀과 휘발유 가격이 2월초와 4월말 급등한 뒤 하락세로 전환했고, 시장 물가 급등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된 신호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북 쌀지원이 지난 2010년을 마지막으로 지난 10년 동안 중단된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쌀 등 남북 물물교환 제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쌀 재고도 지난 6월말 기준 100만톤으로 이 중에서 국내산 쌀이 59만톤으로 북한에 제공할 물량이 충분한 상태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정부 쌀 재고량 100만톤 중에서 국산쌀이 6월말 기준 59만톤이고 한 달 평균 정부양곡 소비량이 3만톤을 넘지 않는다”며 “아직 대북 쌀 지원과 관련해 통일부의 요청이나 농식품부 내부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식량 부족 사태에 대해 농민 등 농업계는 쌀 제공에 대한 의사가 분명하다”며 “물물교환 방식이라면 코로나19사태와 대북제재 상황에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해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통일부가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톤을 지원하려했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거부한 바 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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