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시장규모 2013년 157조원서
2017년 218조원으로 급성장
원료 사용량 증가분은
국산, 수입산 따라가지 못해
수년째 비중 31% 수준 정체

식품원료 재배·수확·저장 등
농식품부, 실태파악 못해 논란

국내 식품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도 국산 원료 사용량보다 수입산 원료 사용량이 더 많이 증가해 국산 원료 사용비중이 수년째 31% 수준에 머물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국산 원료 사용비중을 높여 식품산업과 농업 간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08년 ‘제1차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농식품산업 지원정책이 단순히 식품산업을 육성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농어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발전을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추진해 왔다. 2014년에는 10년 안에 수입산 원료 10%를 국산으로 대체하는 ‘10-10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의 ‘농식품산업 육성 및 지원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식품산업의 시장규모는 2013년 157조원, 2015년 192조원, 2017년 218조원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도 국산 원료의 사용량 증가분보다 수입산 사용량이 더 많이 증가함에 따라 국산 원료의 사용비중은 2013년 31.2%, 2015년 31.5%, 2017년 31.4% 등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2018년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 대상 115개 식품원료 중 국산 사용량이 증가했더라도 수입산 사용량은 더 많이 증가해 국산 원료 사용비중이 하락하고 있는 원료를 대상으로 최근 5년 동안 사용량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자·쌀가루·마늘 등 17개 식품원료의 국산 원료 사용량은 2013년 70만4569톤에서 2017년 85만9768톤으로 22.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수입산 물량은 102만4900톤으로 늘어나 168.7%가 증가하는 등 수입산 사용량이 국내산 사용량보다 평균 6.6배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자의 경우 국산 원료 사용량은 2013년에서 2017년까지 4.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수입산 원료 사용량은 516.4%나 증가했다.

이외에도 농가소득과 관련이 높은 국내 농축산물 생산액 상위 30개 품목 중 15개를 선별해 국산 원료 사용비중을 조사한 결과, 쌀·돼지고기·감자·토마토 등 10개 원료의 국산 사용비중이 하락했다. 국산 원료 사용비중이 하락한 10개 원료 중에서도 마늘·파 등 7개 원료는 국산 사용량이 증가했어도 수입산 사용량이 더 많이 증가해 국산 원료 사용비중이 떨어졌고, 나머지 계란·건고추·복숭아 등 3개 원료는 국산 원료 사용비중뿐 아니라 국산 원료 사용량 자체도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감사원은 농식품부가 식품원료의 재배 및 수확·저장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과잉 생산된 국산 농산물이 폐기되지 않도록 농축·분말·첨가물소재형 등의 가공공장 지원이 필요한데도, 여전히 기존 원료를 전처리하는 단순 가공을 지원히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년간 관련 사업인 ‘식품소재 및 반가공산업 시설 및 장비구축 지원 사업'에 선정된 5개 기업 중 4개 기업 모두 세척, 절단 등 조리 편의를 위한 단순 식자재형 업체다.

감사원은 “국산농산물의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요 원료에 중점을 두고, 농가의 작황 등 원료의 공급여력, 원료의 저장·가공 특성, 식품산업계의 국산 및 수입산 원료사용량, 사용비중, 수입산 사용 이유 등 파악이 우선이다”며 “이를 토대로 저장이 용이한 농축형 등의 제품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당 산업을 육성·지원해 소비량을 늘려나가는 전략적 접근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농가소득과 관련이 높은 마늘·파·건고추의 경우 국산 사용비중이 늘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가격 외에도 일시에 대량으로 납품받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들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계약재배 등을 통한 유통망 확대 전략을 병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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