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진부·홍천 내면 산지 점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평창 진부를 중심으로 준고랭지 무 출하가 전개되고 있다. 이후 완전 고랭지까지 이어지며 이어지며 가을철까지 고랭지무가 집중 출하된다. 사진은 평창 진부 한 준고랭지 무 밭에서 산지와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조만간 수확할 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파종 직후 고온 탓 일부 결주
준고랭지 작황 평년대비 80%

평년과 차이 없는 고랭지 물량 
파종기 비슷해 출하 몰릴 우려
상품성 따른 시세차 유독 클 듯

코로나19 탓 인력 부족하고
대체 작목도 마땅치 않아 걱정


7월 중순을 넘어서며 강원 평창군 진부 일대를 중심으로 준고랭지 무가 출하되고 있다. 이후 가을철까지 고랭지 무 출하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1~22일 한국농어민신문은 국내 무·배추 전문 취급 도매시장법인인 가락시장 대아청과 무 유통 전문가들과 준·고랭지 무 산지를 점검했다. 준고랭지는 작황이 평년보다 못하지만 늦여름부터 나올 고랭지는 대체로 작황이 양호, 수급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물량이 한 번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코로나19로 계속되고 있는 인력 부족 현상이 더해져 출하기 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준·고랭지 무산지 상황은=21일 처음으로 찾은 곳은 현재 막 출하가 전개되고 있는 준고랭지 무 대표지역인 평창 진부로 이곳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이 성출하기다. 봄철 들쑥날쑥한 날씨 변화와 파종·생육기가 맞물린 준고랭지 무는 생육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다만 이후 날씨가 회복돼 생육 초반보다 작황은 많이 나아졌다. 

김종삼 진부농협 판매계 과장은 “진부는 5월 말에 보통 파종을 하는데 파종 직후 고온 현상이 나타나 발아율이 저하돼 일부 결주가 발생했다”며 “다만 평년보다는 작황이 나은 편은 아니지만 이후 날씨가 회복되고 산지에서 관리도 충실하게 이뤄져 상품이 많이 회복된 상태”라고 전했다. 

진부에서만 18만여㎡ 규모의 무 농사를 짓고 있는 권오덕 씨는 “작황은 평년 대비 80% 수준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이에 자재비도 많이 들어가 적어도 1만3000원(20kg 상품) 이상은 나와야 한다. 더욱이 지난해 가격이 폭락해 손해를 본 농가와 유통인들이 많기에 올해는 가격이 지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준고랭지를 지나 6월 중순경부터 파종을 시작한 고랭지 무의 경우 작황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면적도 평창 횡계·대관령, 홍천 내면, 강릉 왕산면 등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고랭지 전체적으론 평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산지에선 분석하고 있다. 

고랭지인 평창 고랭지에서 16만여㎡ 밭에서 무를 재배하는 김선오 씨는 “고랭지 무 작황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준고랭지와 비슷한 6월 초중순에 심은 밭은 재파종을 한 곳이 많아 문제가 없고, 이후 심은 곳은 초반부터 작황이 괜찮았다”며 “면적도 지역별론 증감이 뚜렷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평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역시 고랭지인 홍천군 내면도 상황은 비슷했다. 내면농협 김학진 상무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무가 재배되고 있다”며 “앞으로 집중호우, 태풍 등 변수가 있지만, 현재까지 생육 상황도 대체로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고랭지 물량이 한 번에 몰릴 수 있다는 것. 김학진 상무는 “예년 같으면 진부 이후 대관령, 내면, 왕산 대기리 등으로 출하가 이어지는데 올해엔 파종 시기가 비슷하고 지대별 날씨나 생육 상황도 크게 차이가 없어 출하가 일정 시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선 상품성에 따른 시세차가 유독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보며 선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왕 대아청과 영업부장은 “출하 시기가 겹치고 여름철 날씨에 따른 변수도 있는 고랭지 무의 경우 특품, 상품, 중하품 간 시세 격차가 유독 크게 발생할 수 있다. 올해엔 특히 봄철 낮은 시세와 인력 부족으로 창고에 저장된 봄무도 있다”며 “상품성에 따라 단가가 크게 차이나고 결국 소비에도 영향을 주기에 상품성 있는 무가 주 출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인력은 없고 대체작목도 부족=현장에서 만난 무 산지 관계자들은 생육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여러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무엇보다 예년과 달리 출하가 일정 시기에 몰리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줄어드는 등 인력 확보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이미 무의 경우 봄철에 노지봄무가 인력 부족 현상으로 출하를 제때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다. 고랭지의 경우 여름철부터 가을철이 주 출하기로 주요 작목 수확기와 겹쳐 이런 우려가 더 크게 다가왔다.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준·고랭지 뭇값이 폭락해 당초 올해 고랭지 무 재배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막상 면적은 크게 줄지 않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7월 관측에 따르면 고랭지 무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1.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는 대체작목이 배추, 감자, 양배추 등 많지 않기 때문이란 게 현장의 목소리였다. 


“시장과 정보 공유, 상품성 좋은 무 출하할 것”

함원호 대관령농협 조합장

“농산물값 올랐다고 호들갑 안돼”


“도매시장과 산지, 시장 정보를 공유하며 적기에 상품성 좋은 고랭지 무를 출하토록 하겠습니다.”

대관령 무 포전 점검 후 만난 함원호 대관령농협 조합장은 올해 상품성 좋은 고랭지 무 출하를 약속했다. 다만 농산물값과 관련한 편향된 시선은 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원호 조합장은 “농민 출신 조합장으로 누구보다 농산물이 얼마나 어렵게 재배되는지 잘 안다. 특히 폭염, 폭우 등 여러 변수가 있는 고랭지 지역은 생산에 어려움이 더 크다”며  “그런 농산물값이 조금 올랐다고 커피값도 안 되는 데 호들갑을 떨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함 조합장은 올 초 이슈가 됐던 10kg에 5000원에 판매, 완판된 강원도 감자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그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강원감자가 대부분 판매돼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반대로 강원 감자를 비롯한 국내 감자 가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나빠질까 우려도 있다. 개인적으론 적어도 1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봤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함 조합장은 “이번 대아청과의 산지 방문처럼 산지와 시장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또 의견을 나눠야 한다”며 “경매사를 비롯한 도매시장 유통인들을 믿고 여름부터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란 양질의 대관령 농산물을 시장에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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