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온라인 거래 확대…산지유통시설 재편 필요”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온오프라인 물류기지로
공영도매시장 기능 전환

도매시장 라이프 라인기능 강화
온라인 거래 관련 제도 개선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식품 유통전략’을 주제로 한국식품유통학회 2020 하계학술대회가 지난 16일 농촌진흥청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학술대회는 청중 없이 온라인(유튜브)으로 중계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유통분야 변화와 향후 대응 과제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농산물 도매시장의 ‘라이프 라인(life line, 기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 기반시설)’ 기능이 부각됐다는 진단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농업 생산 방식 바뀌나
기조발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업 및 유통 문제와 과제’를 주제로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전 사회와 모든 면에서 달라지는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 또는 전환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농업 생산과 유통에 있어서도 외국인 노동자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농업 생산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한 기계화와 규모화가 예상된다는 것. 그는 “국내 노동력 위주의 농업 생산과 유통 방식이 선호될 수밖에 없어 노동력을 대체한 기계화와 원격제어 정밀농업, 공동작업 방식과 규모화 및 전문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산물 유통정책 방향으로 주요 품목의 산지·수요처 계약재배 기반 구축 및 활성화와 산지-소비지 물류시설 및 시스템 혁신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거래 확대에 따른 산지유통시설 재편 △온·오프라인 물류기지로 공영도매시장 기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라이프 라인’으로 부각
주제발표에선 위급사태 발생 시 농산물 도매시장이 ‘라이프 라인’ 기능을 담당하는 문제가 언급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도매시장의 과제’로 주제발표에 나선,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도매시장은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선농산물이 대량으로 집하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도매시장의 ‘라이프 라인’ 기능을 강조했다. 긴급 상황 발생 시 기존 유통채널이 붕괴되면, 갈 곳을 잃은 농산물은 도매시장으로 집중되는데 이 때 중간유통기능이 끊어지면 산지와 소비지의 피해는 가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편으론 “농촌관광을 기반으로 하던 수요와 대형 소매점 등과의 직거래 중단에 따라 도매시장으로 반입된 농산물이 적절하게 평가되지 못하는 조정기능의 미흡함이 노출됐다”고 지적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도매시장 기능은 ‘라이프 라인’ 기능과 비대면 거래 기능을 강화하는 것으로, 온라인 거래를 지원하는 가공·물류 기능의 확충과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한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지 변화와 산지 대응
또 다른 주제발표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식품 소비 변화가 산지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향을 놓고 여러 과제가 도출됐다.

양석준 상명대학교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식품 소비와 유통의 변화’ 주제발표에서 향후 식품 소비 트렌드가 △가정 간편식 △나를 위한 소비 △반려동물용 식품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또 유튜브 등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미디어 커머스 활성화로 컨텐츠 중심의 식품 소비 패턴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지역 상품 생산자와 미디어 커머스 인플루언서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에 특화됐으나 최신 유행 감각에 맞는 상품의 발굴 및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산지에서도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왔다. 김경환 지역농업네트워크 영남 협동조합 이사장은 ‘생산 및 출하 구조 변화 및 대응 과제’ 주제발표에서 “소비지 유통에서의 온라인 시장 급속 성장과 유통업체의 움직임에 산지가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그 어느 때보다 산지의 상품기획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속한 배송과 선도유지에 적합한 포장재 개발, 다빈도 소량구매의 특성을 보이는 모바일 쇼핑에 적합한 포장단위를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김형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전략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K-푸드(Food)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K-팝(Pod), K-뷰티(beauty), K-방역과 같은 ‘K’ 브랜드 마케팅을 aT가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소비 가속화를 대비해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강화하고, 미디어 마케팅을 활용 K-푸드 해외 소비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 수출 주력 시장 다변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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