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환경오염과 악취발생, 가축 질병과 밀집 사육, 육류의 영양학적 해로움 등으로 대표되는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축산의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한 각종 학술대회와 캠페인, 축산업의 이해 증진을 위한 축산 현장 체험 등을 실시한 결과다. “부정적 인식과 편견 등으로 육류를 기피한 노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니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는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의 말처럼 나눔축산운동본부의 다양하고 꾸준한 활동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바른 축산 정보 제공으로 축산에 대한 이해 증진=2019년 발표한 나눔축산운동본부 사업성과 분석 연구 중 1000명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대외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눔축산운동사업 중 상호이해증진사업의 효과성을 묻는 질문에 6점 만점에 5.06점을 받았다. 축산업 이해 증진을 위한 축산 현장 체험, 축산인식개선을 위한 학술대회·캠페인 등을 통해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올해도 다양한 상호이해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약 7500만원이었던 예산도 1억7000만원까지 증액했다. 세부적으로 소외계층과 경종농가, 청소년·아동, 파워블로거, 소비자단체,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안성팜랜드 같은 축산 현장 체험을 진행한다. 축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축산업의 다원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자리다. 축산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축산업에 대한 가치를 홍보하는 축산업 오해와 진실 심포지엄, 축산업 인식개선 심포지엄, 축산 바로 알리기 전국 순회 교육 등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경종농가·지역주민과 함께 하다=경종농가·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사업은 그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축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나눔축산운동본부 사무국과 각 도지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축산물 정(情) 나눔행사, 일손돕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폭설과 가뭄, 구제역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재난지역 긴급구호 물품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재난지역 긴급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4월, 고성 산불 발생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간편식을 지원했고 10월에는 태풍 미탁으로 발생한 강원지역 이재민에게 500만원 상당의 목우촌 간편식과 사골곰탕을 전달했다. 올해도 이 같은 재난지역 긴급 지원과 함께 경종농가에 대한 상생의 실천과 미래의 주역인 대학생들에게 축산업의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대학생들의 농촌봉사 활동도 병행한다.

▲소외계층을 돌보다=지역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으로 축산인과의 상생의 장을 마련하고 축산에 대한 친화적인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봉사·후원활동도 추진한다. 실제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올 6월 초복을 맞아 국가보훈 대상자인 대한민국6·25참전 유공자회 서울지부(지부장 류재식)에 삼계탕 300인분을 전달하는 등 축산물 정(情) 나눔행사, 복지시설 봉사활동, 연탄·난방유 등 생필품 지원과 같은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사업, 후계 축산인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연중 진행하는 희망 나눔 한방의료 봉사활동은 농촌지역에서 질병에 취약한 노인들과 생활 형편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류재식 지부장은 삼계탕을 받은 후 “나눔축산운동을 통한 축산물 나눔 활동이 우리들에겐 위로의 물품이자 자양분이다. 잊지 않고 찾아주신 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탐방/2019년 최우수지부 선정 강원도지부

나눔축산운동본부 강원도지부 소속 직원들이 경종농가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산불·태풍 피해 위문품 전달 등 역할 찾아 수행”

2012년 시작 ‘암송아지 릴레이’
나눔 실천 좋은 사례로 호평
화천 경종농가 지원사업 추진
소외계층 돕기 등 ‘상생’ 앞장
“지정된 사업보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 찾고 해나가”


나눔축산운동본부 강원도지부는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나눔축산운동을 실천하는 곳으로 꼽힌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강원도지부의 특색사업, ‘사랑의 암송아지 릴레이 운동’이다. 2012년부터 시작한 사랑의 암송아지 릴레이 운동은 축산농가의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사례로 호평을 받으면서 올해 고성축협·홍천축협·영월축협·고성양양축협 등이 암송아지 나눔을 진행하는 등 일선 축협들도 자체 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지부의 박대수 차장은 “2012년 당시 20마리의 암송아지를 소규모 한우농가에게 제공했다. 지금은 귀농·귀촌하는 후계 축산인을 대상으로 매년 7마리의 암송아지를 기증하고 있고 지금까지 50곳 이상의 농가에게 분양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지부는 경종농가 일손돕기 등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것이 화천의 경종농가 지원사업이다. 올 2월 코로나19 여파로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자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화천지역 경종농가들을 돕기 위해 토마토김, 꿀, 쌀, 산나물 등 특산물로 구성된 꾸러미를 만들어 동해시청에 전달했다. 동해시는 이 꾸러미를 소외계층에 나눠줬다. 농산물 판로가 막힌 농가와 소외계층을 함께 도운 사업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지난해 고성 산불, 태풍 미탁 등으로 재난 재해를 겪은 지역민들에게 긴급으로 위문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돼지고기 가격 하락,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우유 소비 감소 등 축산물 소비가 위축됐을 때에도 소비촉진행사·축산물 나눔 등을 통해 축산농가와 소외계층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박대수 차장은 “지정된 사업 보단 시기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수행하는 것이 나눔축산운동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축산농가가 경종농가·소비자 등과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나눔축산운동본부 강원도지부는 지난해 도지부별 실적 평가에서 깨끗한 우리 마을 만들기 캠페인·경종농가돕기 등 8개 사업 실적과 후원 실적, 지정목적사업 실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2019년도 최우수지부로 선정됐다. 박대수 차장은 “꾸준하게 그리고 많은 사업을 진행한 결과 덕분에 좋은 성적을 얻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강원도지부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회의 사업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에도 다채롭고 특색 있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와 다문화가정 등에게 축산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강원지역의 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소비 촉진행사 등을 고민하고 있다. 박대수 차장은 “어릴 때부터 우리 축산물에 입맛을 길들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어린이집·유치원 등에 축산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에 상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외에 소비자들의 축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축산을 보여줄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니인터뷰/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올바른 축산정보 제공 통해 신뢰 높여야”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출범부터 함께 했던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지난 8년간 꾸준히 나눔축산운동을 추진한 덕분에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연화 회장은 “밀사되고 있는 가축 등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소비자들에겐 부정적인 편견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축산물 바로 알리기 같은 사업을 통해 축산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고 신뢰를 높이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노인들은 근육을 형성시켜주는 단백질 공급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백질 공급에 필수 식품인 육류를 섭취해야 하지만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 등으로 고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은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즉,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소비자가 우유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축산물 소비방법을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물론 축산업계 전반으로 나눔축산운동이 확대돼야 한다는 김연화 회장은 나눔축산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도 적극 참여해 농가를 돕고 사료·동물약품·육가공 등 축산업 종사자들도 더 많이 참여해 축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길 바란다”며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사랑받는 축산이 될 수 있도록 나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비의 다양성이 넓어진 만큼 나눔축산운동도 연령별·계층별로 세분화해 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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