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지난 7월 20일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 입구에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세계김치연구소 지부가 1인 시위 및 소규모 시위를 하며 김치종주국 위상 제고와 연구소 통합을 반대했다.

8개월 이어온 운영 효율화 TF 
최근 마무리 수순으로 알려져

본원인 한식연과의 ‘통합’
연구 독립·자율성 유지 ‘존치’ 
효율성 위한 농식품부 ‘이관’

과기부 이사회서 거취 곧 결정

지난 8개월 동안 진행돼 온 세계김치연구소 운영 효율화 TF회의가 최근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구소의 통합·존치·이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분야 2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한국식품연구원의 부설기관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와 관련된 연구개발, 발효 및 유통기술, 기술지원 등을 수행해 전통식품인 김치를 세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0년 1월 1일 설립됐다.

하지만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현 운영체계로는 세계김치연구소가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지난해 11월 세계김치연구소의 운영체제 개편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세계김치연구소를 △본원인 한국식품연구원과 통합 △현행 그대로 존치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 등 세 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지난 7월 10일 한국식품연구원과 세계김치연구소는 통합이냐 존치냐를 두고 각각의 대안을 마련하는 등 추가 보고를 마치고, 이달 중으로 열릴 TF회의에서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도출된 안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안건에 상정할 예정이다. 아직 이사회 개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이사회에서 최종 세계김치연구소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약 8개월 동안 이어져 온 세계김치연구소 운영 효율화 논의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시점인 지난 7월 20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세계김치연구소 지부는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 및 소규모 시위를 하루 두 차례씩 매일 진행하는 등 세계김치연구소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노동조합 관계자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연구소는 그동안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음에도 연구기관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명분으로 통합을 강행하는 행태와 연구소 소장 임명을 고의로 지연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김치연구소 측에서는 현행 그대로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으며, 김치업계는 정책부서·연구기관·시장 간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연구소의 성과가 정책과 시장에 활용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로 이관을 원하고 있다.

당초 세계김치연구소는 설립을 주관하고 업무를 관장해온 농식품부와 현재 조직·예산상 주관부처인 과기부에 양쪽으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양 부처의 상의한 평가는 물론 요구하는 연구 과제도 달랐기 때문.

이에 세계김치연구소가 현 과기부의 지도 감독으로 체제가 유지될 경우, 지금처럼 연구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유지되지만, 과기부 소관 상임위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의 의견과 감사로 세계김치연구소만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본원인 한국식품연구원과 통합된다면, 김치 분야의 연구 기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김치연구소가 농식품부 지도 감독으로 이관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바뀌게 되고, 부처 정책의 효율적인 지원으로 연구원 고유 업무에 충실 할 수 있으면서 기관의 위상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농식품부의 지시·감독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에 제약을 받으며, 부처 정책 정당성 강화에 치우칠 우려도 있다.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은 “김치는 대한민국 대표 전통식품임에도 불구하고 김치의 기능성과 효능에 대해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면서 “이에 세계김치연구소의 통폐합으로 인한 연구 축소를 반대하며 김치의 산업적인 측면부터, 학술, 문화적인 면까지 아우르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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