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신선농산물 중 두 번째로
기능성 표시식품 등록됐지만
검출 불가피한 유충 등 탓
일본 통관서 번번이 막혀

‘비검역해충’ 지정 등 통해
소비 확대 분위기 이어가야

우리나라 깻잎이 일본에서 기능성 표시식품으로 등록됐다.

한국산 깻잎이 일본에서 기능성 표시식품으로 등록됐지만, 수출 확대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검역문제로 인해 일본 수출길이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깻잎에서 불가피하게 검출되는 유충 등을 ‘비검역해충’으로 지정하는 검역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한국산 깻잎이 일본 소비자청에 기능성 표시식품으로 등록되는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신선농산물 중에선 지난 2019년 당조고추에 이어 두 번째 성과다.

aT 관계자는 “깻잎에 함유된 로즈마린산 성분이 눈의 불쾌감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일본 연구기관을 통해 확보, 약 2년간의 노력 끝에 일본 정부로부터 깻잎의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인정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깻잎은 일본에서는 생소한 채소였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으로 한국 식문화 보급이 확대되고, 삼겹살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한국음식점,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구매할 정도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전용필 aT 도교지사 차장은 “깻잎은 주로 신주쿠에 있는 한국 식당에서 소비되고 있는데, 예전에는 삼겹살을 상추에 싸먹다가 요즘은 깻잎도 많이 먹고 있다”며 “특히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일본인들이 많은데, 로즈마린산의 기능성 등록으로 한국산 깻잎의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선 한국의 식문화, 특히 삼겹살이 인기를 끌면서 깻잎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문제는 깻잎 뒷면(융모)에서 검출되는 유충 등으로 인해 통관이 번번이 막히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으로 나가는 깻잎 물량 대부분이 보따리상이나 간이통관으로 이뤄지는 것도 그 이유다. 앞서 농식품부는 깻잎이 일본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 수년전부터 금산군 등과 함께 유충 발생을 줄이는 양액재배를 도입하는 등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깻잎의 특성상 유충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결국 검역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기범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장은 “양액재배를 하고 있지만 일부 유충이 검출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실정으로, 현재 일본에선 작은 벌레까지 다 컴플레인을 걸고 있다”며 “깻잎 뒷면에서 주로 검출되는 유충 등 벌레는 생태계 교란 위험도 없기 때문에 비검역해충으로 관리토록 한다면 깻잎 수출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과 검역협상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조사도 진행한바 있다”며 “최근에는 일본과 PLS 기준이 달라 수입이 금지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생산현장에서 농약사용 관리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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