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바래봉비료조합, 이달부터
발효과정서 악취 크게 줄여
펠릿으로 만들어 시비 편리

이달부터 가축분퇴비가 베트남으로 향한다. 가축분퇴비 첫 수출이다. 가축분퇴비는 수출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어 수출이 까다로운 품목인데, 바래봉비료영농조합법인은 가축분퇴비 제조 전문회사로서 가축분퇴비 입상제품을 개발, 첫 해외수출에 성공했다. 이번 수출이 가축분뇨가 농촌의 오염원이 아닌 수출제품으로서 친환경비료 원료로 인정받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북 남원에 위치한 바래봉비료영농조합법인은 베트남의 득투안무역유한회사(DUC THUAN TRADING&SERVICE CO.LTD)와 올해 540톤 규모의 가축분퇴비 입상제품 수출계약을 맺고, 7월분 40톤을 선적했다. 바래봉비료조합이 가축분퇴비를 수출할 수 있었던 데는 가축분퇴비의 악취를 없애고 이를 ‘입상화’한 공이 컸다. 2012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창업보육업체로 선정된 바래봉비료조합은 2017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바실러스 발리스모티스 BS07M균주’를 기술이전받아 가축분퇴비인 ‘바래봉퇴비 입상’ 제품에 접목,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특허 출원했고 상품 출시를 위한 디자인도 출원했다.

바래봉비료영농조합법인이 베트남을 향한 가축분퇴비 첫 수출을 앞두고 간단한 행사로 선적식을 대신한 가운데 박영수 대표(오른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해 임직원들이 ‘대한민국 최초 베트남 수출’을 축하하고 있다.

‘바래봉퇴비 입상’은 바실러스균을 활성화시켜 짧은 시간에 유기 화합물을 처리하고 가축분뇨 내 수분을 줄여 발효과정에서 악취를 크게 감소시킨 것이 특징으로, 펠릿으로 만들어진 만큼 시비가 편리하며, 수분이 적은 펠릿 특성상 유실 우려도 적다. 이미 국내에 출시돼 농가에 보급되고 있는데, 냄새가 적다는 점과 펠릿으로 활용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이 좋다는 것이 바래봉비료조합의 설명이다. 이 장점은 수출에도 주효하다는 판단에서 수출에 눈을 돌리게 됐고, 마침 베트남에서 요청한 질소·인산·칼리 함유량이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질소와 유기물만 보완, 베트남 수출용 가축분퇴비를 만들었다. 박영수 바래봉비료조합 대표는 “베트남에서는 질소·인산·칼리 함유량을 각각 3-2-2로 해주길 바랐는데, 국산 제품은 질소가 2.7정도였고 인산과 칼리도 2이상이어서 특별한 제조를 하지 않아도 그들의 요구를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래봉퇴비 입상’은 유기질비료로서 토양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킴은 물론 공기투과성도 높인다. 특히 ‘바실러스 발리스모티스 BS07M’에서 분비되는 오옥신은 식물의 초기성장을 돕고 뿌리 표피를 보호하며 내병성을 강화한다. 바래봉비료조합은 “‘바실러스 발리스모티스 BS07M’는 당도를 높이고 향을 짙게 하며 착색을 향상시켜 상품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수 대표는 ‘바래봉퇴비 입상’을 수출용 컨테이너에 상차하는 기념식(7월 13일)을 대신해 간단한 행사로 선적식을 진행, “수출제품을 개발하기까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전북농업기술원 등의 지원을 받아 냄새없고 효율적인 ‘바래봉퇴비 입상’을 출시할 수 있었다”면서 “수출길을 통해 가축분 처리량을 늘릴 수 있게 된 만큼 축산농가의 축분을 원활히 활용해 환경문제를 해소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류제수 가축분유기질비료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이번 수출은 가축분뇨를 이용한 비료의 첫 수출이며 베트남 수출 역시 처음”이라며 “가축분뇨는 이제 농촌을 오염시키는 오염원이 아니라 수출제품의 원료로, 피마자박처럼 폐기물이 아닌 친환경비료의 원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축분, 친환경비료 원료로 인식하는 계기될 것”

박영수 바래봉비료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번 수출의 의미는.

“가축분퇴비로서 첫 수출이다. 가축분퇴비는 수출과정에서 균이 활성화돼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에 첫 발을 내딛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더욱이 일반 가축분퇴비 수분은 50% 이하인데, 입상을 만들면 수분이 20%대다. 그만큼 처리할 수 있는 가축분 양이 늘어난다. 가축분을 친환경비료 원료로 인식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펠릿을 어떻게 계획했나.

“2012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창업보육업체로 선정될 때 가축분퇴비 입상화를 구상했었다. 가축분퇴비는 3~5월에 70%, 9~10월에 30%로 판매돼 수 개월간의 공백이 생긴다. 이 기간동안 가축분퇴비 수분이 날아가 다시 함수율을 맞춰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연중 생산이 가능하면서 시비와 관리가 편한 입상을 생각하게 됐다.”

-제품특징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해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피마자박이나 음식물쓰레기로 인해 유기질비료 품질지적이 많은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바실러스 발리스모티스 BS07M’을 투입해 균을 활성화시켜 발효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함은 물론 악취도 줄일 수 있다. 무겁고 부피가 큰 기존 가축분퇴비와 달리 펠릿으로 만들어져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다.”

-향후계획이 있다면.

“최근 제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도 연락이 있었고, 인도에서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서 테스트베드 사업을 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할 계획도 있다. 이번 베트남에 수출한 ‘바래봉퇴비 입상’은 테스트베드와 농가에 모두 투입된다. 이 제품의 활용을 위한 곳이라면 해외 진출을 계속 추진해보려고 한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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