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김관태 기자]

1kg 상품 4000원대 웃돌아
생산농가 한시름 놓았지만

상승세에 수입 움직임 ‘촉각’
오르막 기대에 출하 관망
자칫 투기의 장 될까 우려도


산지 마늘값이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마늘 수입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시장이 과열 조짐을 띤다. 마늘 업계에선 유례없는 예측 불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산지 분산 출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7일 기준 창녕농협공판장 마늘 평균 경매가는 1kg 상품 4027원으로, 15일부터 4000원대를 넘어서 거래되고 있다. 7월 1일 평균 경매가 3025원으로 시작해 보름 만에 1000원이 올랐다. 당초 정부와 마늘업계에서는 올해 공판장 평균 경매가를 2500~3000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를 훨씬 웃도는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면서 지난해 마늘값 폭락 사태를 겪은 마늘 생산농가는 한시름을 놓게 됐다. 하지만 지금처럼 마늘 가격이 4000원대 이상을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면 오히려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선 이러한 신호들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현재 민간에서 중국산 신선마늘 90여톤을 국내로 들여오려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적으로 수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중국 현지 마늘 가격이 폭락한 반면 국내 마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360%의 높은 관세를 물고도 국내 수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로선 수입 물량이 많지 않지만 업계에선 지금의 가격대가 수입을 촉발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볼 때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수입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향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출하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특정 시점에 홍수 출하가 나타날 수 있는데다, 올 가을 파종 면적이 늘어나 가격이 다시 폭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마늘 산업은 자칫 투기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늘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헐값에 포전거래를 한 농가들도 많다. 가격이 오르는 것도 좋지만 적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 마늘 농사가 투기판이 될 우려도 있다”며 “상인들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마늘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점에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마늘 시장이 예상보다 과열돼 있는 상황으로,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지만 상황에 따른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수입이나 홍수 출하로 반대의 상황도 올 수 있다”며 “현재로선 산지에서 적절히 분산 출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욱·김관태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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