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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 부착형 무굴참 암거배수 기술·논 지하수위 제어시스템 주목“땅 파지 않고 논에 배수관 설치해 물 관리”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이상훈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농업연구사가 논의 지하수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논 기능 유지하면서
밭작물 생산성 제고
시공비용도 저렴해

장마철 집중호우로 논에서 재배되고 있는 밭작물의 과습 피해가 우려되면서 무굴착 땅속(암거) 배수기술 및 지하수위를 조절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땅을 파지 않고 논에 배수관을 설치해 효율적으로 물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속 배수관을 설치한 논에 수위제어기를 추가로 설치하면 가뭄과 장마 시 물 수위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논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논에서 재배하는 밭작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를 찾아 논의 범용화를 위한 물 관리기술에 대해 들었다.

 

▲기술 개발의 필요성=영농방식의 변화로 논에서 재배되는 밭작물이 늘어나고 있고, 기후변화에 따라 폭우나 가뭄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논의 범용화를 위한 배수개선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논에서 쌀 외에 재배되는 타 작물의 점유율이 두류 15.2%, 잡곡 8.1%, 채소 14.5%, 서류 5.9% 등이다. 논의 이용성이 증대되면서 쌀농사 중심에서 시설이나 밭작물 중심으로 영농방식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쌀 수급안정과 밭작물의 자급률 제고를 위한 쌀 생산조정제에 따라 논에서 재배하는 밭작물도 늘고 있다. 그런데, 논은 벼 재배를 위해 물을 가둬둘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조성한 농경지로 밭작물을 재배할 경우 침수와 과습에 의한 피해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기후변화에 따라 강수의 편차가 커지면서 폭우 발생 가능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1일 100㎜ 이상의 집중호우일수가 연간 97회나 되는데, 70~80년대의 68회에 비해 1.4배가 증가했다. 반면 7일 이상 과습 상태가 지속될 경우 콩은 42%, 참깨는 33%나 수량이 준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배수개선이 필요한 면적이 논 면적의 28.5%인 21만9000ha에 달한다. 논의 범용화를 위한 배수개선 기반이 미흡한 것이다. 또, 배수개선을 위한 굴착식 땅속배수기술이 개발돼 있지만 시공과정에 토양을 교란해 비옥도가 불균일해지고, 소수재 확보 등 시공노력과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였다. 이에 대해 이상훈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농업연구사는 “논에서 밭작물을 재배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습해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암거배수를 이용해서 물을 관리하는데, 매설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큰 걸림돌이 됐다”면서 “기존에는 굴삭기를 이용해 터를 판 후 자갈을 넣고, 암거관을 매설하는 방식이었는데, 토양교란이 일어나고 매설비용도 컸다”고 지적한다.

 

▲설치비용은 줄이고, 생산성 높이고=논의 범용화를 위해 보다 저렴한 비용의 땅속배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것이 트랙터 부착형 무굴착 암거배수 기술과 논 지하수위 제어시스템이다.

트랙터 부착형 무굴착 암거배수 기술은 땅을 파지 않고 땅속 배수관(물 빠짐을 좋게 하려고 지하에 고랑을 파고 묻는 관)을 묻는 기술이다. 일반 트랙터에 매설기를 연결해 주행과 동시에 부직포로 감싸진 땅속 배수관을 50㎝ 깊이로, 충전재인 왕겨는 20㎝ 깊이로 동시에 묻는 기술이다. 땅속 배수관의 간격은 사양질은 5m, 식양질은 3~5m 간격이다. 흙을 깊게 뒤섞지 않아서 땅속 양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땅의 수평을 깨뜨리지 않아 언제라도 다시 논의로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공비용이 1ha당 1230만원으로 굴삭기 부착형 땅속배수 2160만원, 굴착식 땅속배수 3720만원에 비해 저렴하다. 2019년 경북 상주시 함창읍에서 실시한 실증평가에서는 배수시설이 없는 논과 비교해 콩 수량이 33% 증수됐다. 논 지하수위 제어시스템은 물 빼기와 물대기를 관리하는 수위제어기를 설치해 지하수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땅속 배수관을 설치한 논에 수위제어기를 추가로 설치해 가뭄 및 장마 시 물 수위를 조절해 작물생육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인데, 무설치 재배와 비교해 콩의 수량이 26%가량 늘었다. 이상훈 연구사는 “지하수위 제어시스템은 물을 빼내는 것만이 아니라 가뭄 시 지하수위를 높여서 작물 뿌리가 물을 흡수할 수 있다”면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벼를 재배할 때는 지하수위를 높이면 되고, 밭작물도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 범용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관수와 배수를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과 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기술의 확산과 관련, 정태욱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장은 “2018년부터 밭작물의 논 재배 확대를 위한 암거배수 신기술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논의 범용화를 위한 정책사업 등에 반영해 영농현장의 물 관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논에서 재배되는 밭작물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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