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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오렌지, 여름시장까지 넘본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호주산 올해 무관세 전환
여름철 집중 생산되면서
포도·복숭아 등 제철과일 위협

계절관세는 적용되지만
10월부터 부과 ‘무용론’


토마토·참외·딸기 등 봄철 과채 시장을 위협하던 오렌지가 여름 과일 시장도 침투하고 있다. 봄철에 주로 유통되는 네이블오렌지가 여름(한국 기준)이 제철인 데다 무관세로 전환된 호주산 오렌지에 힘입어 7월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포도, 복숭아 등 제철 과일은 물론 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하우스 감귤과도 본격적인 경합이 우려되는 가운데 계절관세 무용론도 제기된다.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은 호주산 오렌지 입점 소식을 속속 알리고 있다. 2014년 12월 한·호주 FTA 발효 이후 50%였던 관세가 매년 축소돼 올해부터 무관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국내 오렌지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산 네이블오렌지의 경우 미 현지 생산 시기상 봄철에 주 유통되는 반면 남반구에 있는 호주산 오렌지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무관세와 여름철 출하된다는 점을 호주산 오렌지 장점으로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고, 오렌지 시장이 여름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무관세를 입은 호주산 네이블오렌지는 현지 생산 시기와 10월부터 계절관세가 적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7~9월에 집중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시기는 국내에서 포도, 복숭아, 자두, 사과·배(썸머킹, 쓰가루, 원황 등)가 본격 출하되는 시기로 국내산 제철 과일과 여름 과일 시장을 놓고 경쟁이 예상된다. 더욱이 감귤류는 차례상에 올라가고 선물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호주산 오렌지가 추석 대목 시장도 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경합 품목인 감귤류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감귤류 생산 동향을 보면 최근 월동온주에서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이 적은 가온 하우스온주로 전환하고자 하는 농가가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하우스 온주는 지난해 대비 4.2% 증가한 366ha에 이른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7월 과일관측을 보면 7월 하우스온주 출하량은 전년 대비 3%, 8월 이후 출하량도 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호주산 오렌지는 계절관세 적용을 받지만 계절관세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주와 FTA를 체결하면서 오렌지의 경우 미국 등 다른 국가 오렌지처럼 계절관세를 부과,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50% 관세를 부과한다. 하지만 여름이 제철인 호주산 오렌지는 사실상 계절관세가 무의미했다. 생산되지도 않는데 형식상 계절관세를 부과, 계절관세 취지가 무색해진 것. 여기에 호주와 FTA 체결 당시 호주산 오렌지·포도주스는 계절관세 적용 없이 5년 내 관세 철폐로 정해져 가공 시장에서도 호주산 오렌지는 감귤주스·포도즙 등 국내 주스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국내 과일업계, 특히 여름 제철 과일산지에선 호주산 오렌지 영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통 시기가 다른 수입 포도와 미국산 오렌지보다 호주산 오렌지 영향이 더 클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용하 한국포도유통사업단장은 “국내산 포도 시장은 수입 포도보다는 오히려 체리, 망고 등 포도 출하시기와 맞물려 출하되는 수입 과일 품목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래도 체리, 망고는 포도 성출하기와는 조금 빗겨나는데 호주산 포도는 국내산 포도 주 출하기와 완전히 겹친다”며 “샤인머스켓 인기에 힘입어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국내 포도 시장에 타격이 가해질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경합 품목도 중요하지만 주 생산시기도 보고 계절관세를 매기는 등 계절관세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며 “결국 호주산 오렌지도 수확도 안 되는 시기에 계절관세를 매겨 국내 과일 어떤 품목도 보호하지 못하게 돼 보여주기 식 계절관세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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